JIMFF 2012│발칙과 발랄 사이, 카바레사운드
JIMFF 2012│발칙과 발랄 사이, 카바레사운드
카바레사운드는 1996년 홍대 부근에서 스튜디오 형태로 시작된 레이블이다. 오해를 사기 좋은 이름이지만, 이는 사실 정신을 배제한 채 껍데기만 수용하는 한국 문화의 풍자로써 지어진 것이다. 프랑스의 카바레가 수많은 예술인의 사교 장소인 반면, 한국의 카바레는 중년들이 스텝을 밟는 곳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카바레’라는 이름은 레이블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주류의 트렌드란 카바레사운드에서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들은 어떤 의미로든 가치가 있는 음악들을 만들 뿐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한국 음악 장르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혀온 밴드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뽕짝을 표방했던 볼빨간의 는 록 엄숙주의에서 벗어났고, 코코어의 는 우울한 서정미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다양한 장르의 해체와 결합을 실험한 곤충스님윤키를 비롯, 플라스틱 피플과 푸른새벽, 현재는 안테나뮤직 소속인 페퍼톤스도 카바레사운드를 통해 세상에 소개됐다.

제 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JIMFF 라이브 스테이지에 선 팀들은 카바레사운드의 기치가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섯 개의 밴드들 사이에는 같은 레이블 소속이란 사실 외에 어떤 공약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부터 뎁, 오!부라더스, 쾅프로그램 등의 음악은 극과 극에 이르며, 이것은 카바레사운드의 지나온 역사이자 현재다. ‘한국 인디 신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는 간지러운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이 여기, 카바레사운드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사진제공. 카바레 사운드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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