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0│김수철 “난 오늘과 내일만 이야기한다”
JIMFF10│김수철 “난 오늘과 내일만 이야기한다”
“난 내가 좋아하는 걸 할 뿐, 나에 대해 결론짓거나 재단하고 싶지 않아.”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김수철은 본인을 로커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 사람이 있다. 어떤 개념의 울타리로도 미처 다 두를 수 없는 거인이. 그래서 다음의 인터뷰는 그를 모두 담아낼 수 없다. 대신 그 크기를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을 축하한다.
김수철 : 영광이다. 대종상이나 청룡영화제에서 받은 적도 있지만 음악영화제에서 이런 상을 주셨다는 것에 대해 음악인으로서 감사드린다.

수많은 작업을 하는데 그 중 영화음악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김수철 : 영화음악을 하게 되면 다른 장르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역사물인지, 러브스토리인지에 따라 음악이 달라야 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장르에 대한 공부를 두루두루 해야 한다. 그래야 감독이 원할 때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 넓고 깊은 음악의 계기가 되는 거지.

그게 영화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 할 수 있을까.
김수철 : 처음에는 그냥 좋아서 시작했다. 친구들이랑 돈을 모아서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영화음악도 했다. 국악 공부도 그 때 시작한 거다. 그 당시 친구들이랑 만든 영화를 장난삼아 프랑스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했는데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영화음악은 우리 소리를 사용해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JIMFF10│김수철 “난 오늘과 내일만 이야기한다”
JIMFF10│김수철 “난 오늘과 내일만 이야기한다”
김수철 하면 떠오르는 게 국악과 서양음악의 접목이다.
김수철 : 사실 공부하기 많이 어렵다. 한 10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교육 과정에서 서양음악만 가르친다. 그래서 국악의 맛을 모른다. 그것 때문에 내가 가요에도 국악기를 넣은 거다. 태평소, 피리, 아쟁, 가야금, 이런 걸.

국악기를 녹음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을 거 같다.
김수철 : 국악 녹음 방식을 내가 개발한 거나 다름없다. 녹음이라는 건 현대음악의 방식이다. 국악에는 그런 게 없다. 1977년부터 녹음실에서 계속 작업을 했고 실패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공부를 오래 해서 이젠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나.
김수철 : 공부를 하면 하는 대로 또 큰 게 보인다. 전의 나보다는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졌으니까 그만한 작품이 나와야지. 난 어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오늘 이야기와 내일 이야기만 하지. 그래서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

글. 제천=위근우 기자
사진. 제천=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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