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0│오늘 뭘 볼까│<가을 아다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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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단순히 피부가 처지고 관절 여기저기가 쑤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자에게는 여성성의 무게를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느끼는 계기가 된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수녀 마리아는 자신이 폐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동안 외면했던 여자로서의 삶을 반추해본다. 아이를 낳고,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여성으로서의 욕망은 여성성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다시 눈을 뜬다. 자신 역시 한 명의 여성이기도 한 이노우에 추키 감독은 기도를 올리고, 혼자 밥을 먹고,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이 전부인 마리아의 하루하루를 스냅샷을 찍듯 찬찬히 옮긴다. 모두에게 공평한 자기 몫의 일상 안에서 욕망하고, 슬퍼하고, 화해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통해 수녀라는 특수성은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장치로 탈바꿈한다. 마리아를 욕망하는 주체로 다시 살게 하는 무용수 역의 니시지마 카즈히로는 실제 발레 댄서이기도한 그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글. 제천=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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