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10] 내일 뭐볼까
[JIFF+10] 내일 뭐볼까
5월 2일 17:30 메가박스 6관
길 가다 아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도 사연 하나 없는 집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그런 집과 사람이 모여 있는 도시가 품고 있는 사연의 겹은 얼마나 무거울까. 는 그 중 안양의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안양 공공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는 단순히 특정 지역에 대한 관찰과 기록에 충실한 홍보 영화가 아니다. 안양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수도권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였다. 안양 역시 이 땅의 도시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아픈 상처를 품고 있다. 영화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기숙사에 감금된 채 생활하던 여공들이 화재로 죽은 1988년 그린힐 봉제공장 화재사건과 250여 세대의 침수 피해와 부실 공사로 인한 인명 피해를 가져 온 2001년 삼성천 수해가 대표적이다. 는 이 같은 과거의 상처와 안양이라는 지명의 기원이 된 안양사의 흔적을 찾는 발굴 작업과 뉴타운 개발, 시의원 선거 같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결합 속에 배치하고 재현한다. 이런 형식적 시도가 내러티브가 분명한 영화에 익숙한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는 보고 있으면 머리에 쥐가 나거나 하품이 나오는 극단적인 실험 영화는 결코 아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을 배려해 감독이 심어 놓은 소소한 재미 요소들도 만날 수 있다. 안양을 통해 이 땅의 도시들이 겪어 온, 그리고 여전히 겪고 있는 상처에 대한 애도를 그려낸 이 작품은 최근 형인 박찬욱 감독과 함께 만든 으로 베를린영화제 단편경쟁부문 금공상을 수상한 박찬경 감독의 작품이다.
글 김희주
[JIFF+10] 내일 뭐볼까
[JIFF+10] 내일 뭐볼까
5월 2일 14:30 메가박스 9관
당신이 오늘 본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된 대박 음식점이, 지난달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나온 더러운 음식점일지 모른다. 는 방송 다큐의 형식으로 맛집 프로그램의 조작을 고발하는 영화다. 방송용 음식을 만들어내는 맛집 전문 브로커,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에 리액션을 요구하는 PD, 과장해서 연기하는 가짜 고객들은 마치 시트콤의 출연자들 같다. 하지만 가 진짜 고발하고 싶은 건 방송국 앞에서 결국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음식점이 아니라 그 방송을 만드는 미디어이며, 시스템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정말 봐야하는 사람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맛집 프로그램의 조작에 똑같은 허구로 답하는 마지막 순간, 에서 따온 이 영화의 제목이 얼마나 잘 지은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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