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10] 오늘 뭐 먹을까│한벽집
[JIFF+10] 오늘 뭐 먹을까│한벽집
당연하게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웬만한 맛집이 성에 차지 않는다. 전주의 그 어느 식당이든 평균 이상의 실력을 뽐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장기 동안 먹어 온 ‘엄마 손맛’ 역시 여느 백반집 못지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방인들에게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진 전주. 가족회관의 비빔밥도, 삼백집의 콩나물국밥도 훌륭하지만 전주에는 그보다 더 마법 같은 맛집들이 즐비하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열흘은 식도락 여행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에서 엄선한 전주의 새로운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

#4. 신선놀음을 원할 때
한벽집/ 전주시 완산구 교동 2-9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도심에 흐르는 강과 그 강변에 자리 잡은 평상 하나, 그리고 마음을 진하게 나눈 이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그렇게 인생의 낙을 느끼게 한다. 한벽집의 메뉴는 민물고기 빠가사리, 메기, 피라미 등으로 만들어진 오모가리 매운탕. 위로는 제법 울창한 숲과 함께 오목대가, 아래로는 전주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그래서 오모가리라 불리는 커다란 뚝배기에 진하게 끓여 나온 매운탕은 술을 부른다.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에 비라도 오면 평상 지붕에 흩어지는 빗소리가 또 하나의 음악이 되는 곳. 특히 한옥마을 끝자락에 있는 전통문화관이 인접해있어 간혹 민요나 시조창이 들려오기도 한다. 후에 조선을 세우는 이성계 역시 왜구를 격퇴하고 귀경하는 중 오목대에서 승전의 자축 연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 심정이 백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 하나. 분위기에 취해 만취하더라도 책임질 사람은 없으니 페이스 조절하시길.

30대 이상 이용가 70%
만취할 확률 99%
여유와 진심의 시간 80%

글. 전주=장경진 three@
사진. 전주=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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