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운 외딴 섬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흘러든다면? 필시 그들 사이에는 애틋한 감정이 싹틀 것이다. MBC 에서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비담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김남길과 영화 , 로 많은 기대를 모은 황우슬혜가 영화 에서 만났다. 사랑에 상처 받은 미아(황우슬혜)는 홀로 꾸려가는 카페에 역시 사랑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탈옥한 무기수 수인(김남길)을 숨겨준다. 그리고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9일 의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과 예고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뮤직비디오처럼 보일 정도로 영상미를 자랑했다. 그러나 영화가 뮤직비디오처럼 보인다는 것은 이야기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는 파편적인 이미지만이 아닌 폭풍전야와 같은 연인들의 격정적인 사랑을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다음은 조창호 감독, 주연배우 김남길, 황우슬혜가 참여한 기자간담회 내용을 정리했다.
사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이미 수많은 멜로 영화와 소설 등이 있는 상태에서 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면?
조창호 감독: 를 생각하면 감정의 극대화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영화는 제목처럼 가볍지만은 않다. 절망의 끝에 서있는 사람이 어떻게 존재하고, 미래를 물을 수 있을지 질문하는 영화다. 그 메시지를 두 배우가 사랑을 이루려고 하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자 했다.

“사랑에 상처받은 적은 두세 번 정도 있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황우슬혜나 김남길 모두 촉망받는 신예로 주목 받고 있는데 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황우슬혜: 시나리오를 처음 읽자마자 마구 눈물이 났다. 감독님과의 미팅 때도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웃음) 잘 읽혀지는 시나리오가 좋고, 그랬을 때 작품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김남길: 슬혜 씨말처럼 시나리오가 좋았다. 짧은 경험의 배우지만 그동안 받은 시나리오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런 내용의 시나리오에 많이 끌리는 것 같다.

각자 맡은 역할인 미아와 수인은 상처가 많은 인물인데,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황우슬혜: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상반된 역할이고, 접하지 못했던 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끝까지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더 클 정도로. 물론 촬영 할 때는 두려움이 있었고, 여주인공인데다 미아가 너무나 성숙한 여자이기 때문에 표현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김남길: 감독님과 슬혜 씨와 상황에 대해 많이 얘기 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경험들을 극대화해서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극 중 수인처럼 사랑에 상처 받은 적은 있는지?
김남길: 두세 번 정도는 있는 것 같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살면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인연들과의 아픈 상처가 있다. 물론 에 나온 것과는 다르지만. 영화에선 극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 사랑을 찾아가면서 삶에 희망도 찾는데, 내가 했던 사랑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것까지는 아니었다. 그 땐 물론 그렇게 생각했지만. (웃음) 내가 경험했던 사랑이란 감정들은 영화에 비하면 굉장히 미약한 거더라.

영화 속에서 황우슬혜는 마술을, 김남길은 요리를 능숙하게 하던데 연기 외적으로 그러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김남길: 사실 요리는 집에선 라면 외엔 거의 안 한다. 요즘 에서도 이선균 씨가 쉐프로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연기하고 요리하는 거에 있어서 어떤 게 더 힘든지 말하기는 쉽지 않다. 연기적인 부분은 직업이 배우긴 하지만 수인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부딪치는 게 많아서 어려웠고, 인물을 표현하는 한 부분인 쉐프라는 직업을 묘사하는데도 노력을 했지만 어려웠다. 내레이션 할 때도 연기가 제일 쉬웠다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 있는데, 매 작품마다 한계에 부딪쳐가면서 하니까 쉬운 게 없더라.
황우슬혜: 마술을 배우는 과정이 연기보다 더 어려웠다. (웃음) 처음 해본데다 마술 동작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몸도 잘 안 따라주고. 손동작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하길 원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두 남녀의 만남을 그린 데다 영화의 장르 또한 ‘격정 멜로’다. 인물의 아픈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황우슬혜: 격정 멜로지만 감정 표현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내놓은 부분이 없다. 오히려 절제된 연기를 해야 해서 힘들었다. 많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서로 대화하는 부분에서도 모든 걸 절제해야 했다. 그 부분이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다.
김남길: 수인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 그것을 어떻게 절제되고 고급스럽게 표현해야하나 고민했다. 자칫 관객들이 답답해 할 수도 있으니까. 또 격정 멜로지만 시나리오에서는 수인과 미아가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거다. 읽으면서도 상대방의 손을 잡거나 안아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스킨십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둘이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는데 답답하니까. (웃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지 매 장면 고민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또 수인이 처한 상황 때문에 살을 굉장히 많이 뺐어야 했다. 한창 을 찍던 때인데 성형의욕을 받을 정도로 살을 많이 뺐는데 김명민 선배의 의 감량에 밀려 이슈가 되지 않아서 섭섭했다. (웃음)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수인은 고립감을 느껴야 했는데 내가 워낙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장난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감독님이 일부러 격리시켜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김남길은 군 입대를 앞두고, 와 상반된 두 작품을 연속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남길: 의 건욱과 의 수인은 굉장히 다르다. 건욱은 가지지 못한 걸 갖기 위해 천재적인 두뇌와 매력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이고, 수인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수동적인 인물이다. 군 입대는 공익요원을 해야 될 때가 되니까 6월에 입대한다고 기사가 나와서 자다가 전화를 엄청 받았다. (웃음) 드라마가 8월 초까지는 진행돼야 하니까 마무리를 잘하고 가을과 겨울 사이 쯤 갈 것 같다.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익 기간도 중요하고 소중할 것 같다. 그 시간을 잘 효율적으로 써서 내 자신을 풍부하게 만드는, 생각하는 시간이 될 거 같다.

마지막으로 를 어떤 관객들에게 권하고 싶나?
조창호 감독: 주머니에 팔천 원 이상이 있는 대한민국 관객은 누구나 봐주셨으면 한다. 그 중에서도 상처받고, 따뜻한 위로를 필요로 하는 분들은 꼭 극장을 찾아주시길 바란다.
황우슬혜: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하길 원하는 분들은 꼭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나나 김남길 씨나 서로 가슴을 에여가면서 절제된 연기 보여주려 열심히 작업했고, 정말로 좋은 작품이 나왔으니까 연인들끼리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김남길: 두 사람 다 솔직하지 못하다. 난 무조건 많은 분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 (웃음) 사랑이라는 걸 정의를 내리고 질문을 내리는데 있어서 각자 다 다른 것처럼 사랑을 잘 모를 때는 순수하고 용감하지만 알면 알수록 두렵고 힘든 거 같다. 그런 분들이 와서 영화를 봤으면 하고,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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