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내일은 치즈버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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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 1978년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그림책이 원작이다. 물론 의 예처럼, 아동용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소니픽처스에서 세 번째로 제작한 이 CG 애니메이션은 하루 세 번 음식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소재에 제리 루이스 스타일의 ‘미치광이 과학자’ 이야기를 더했다. 정어리가 주식이자 정어리 가공이 기간산업인 섬마을 꿀꺽퐁당(Island of Swallow Falls)의 과학자 플린트(빌 하더)가 물을 음식으로 변환하는 슈퍼음식복제기를 발명한다. 실험 도중 기계가 하늘로 날아가 버리며 마을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고가 벌어지자 플린트는 모든 이의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그런데 공중으로 날아간 음식복제기가 치즈버거 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플린트는 마을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매일매일 다른 음식들을 내리게 만들고, 이를 중계하는 기상 캐스터 샘(안나 패리스)과도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식탐 많은 시장이 기계를 고장 내면서 작은 도시만한 음식들이 전 세계를 초토화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내일은 치즈버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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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픽사에 도전할 만도 하다!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내일은 치즈버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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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G 애니메이션계는 점점 진부해지고 있다. 차원이 다른 걸작만을 내놓는 픽사를 예외로 치면, 드림웍스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자사의 히트작 과 시리즈만을 사골처럼 우려먹는 데만 열중이다. 두 스튜디오가 나름 창의적으로 내놓은 신작들은 흥행도 별로고 이야기도 재미없다. 이런 가운데 소니픽처스가 (2006), (2007) 이후 세 번째로 내놓은 은 독창적인 프로덕션 디자인과 성인취향의 유머감각으로 CG 애니메이션 4강 자리를 확실히 예약해놓았다.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50년대 레트로다. 그 옛날 한나 바버라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재해석한 듯 하달까. 여타 스튜디오와는 달리 거대한 스타의 목소리를 빌어오지 않고 SNL 출신의 빌 하더, 싸구려 코미디의 여왕 안나 패리스, 의 브루스 캠벨 등 성격파 배우들을 기용한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런던에만 유독 음식 대신 피시 앤드 칩스를 튀긴 기름을 쏟아 붓거나 이민자로 설정된 조연 캐릭터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꼬집는 등 성인들만 알아채고 피식피식 웃을만한 유머감각도 발군이다. 패스트푸드의 폐해를 꼬집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영화가 끝나면 빅맥을 마구 목으로 우겨넣고 싶어진다는 게 유일한 단점.

글. 김도훈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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