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부산은 영화의 도시가 된다.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가 8일 오후 7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했다. 일본에 상륙한 태풍의 영향으로 전날 밤까지 강풍이 불었던 부산이었지만, 개막 당일에는 맑게 개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9일”을 화창하게 열었다. 김윤석과 장미희의 진행으로 진행된 개막식은, 영화제 최초로 공중파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개막식에 참여하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따가운 가을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렸던 영화팬들은,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열렬한 환호로 부산을 찾은 영화인 모두를 따뜻하게 반겨주었다. 그 함성은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조쉬 하트넷과 이병헌이 등장할 때 절정에 달했고, 가장 큰 환호는 개막작답게 마지막으로 등장한 <굿모닝 프레이던트>의 장진 감독과 배우 장동건, 고두심, 한채영, 임하룡에게 돌아갔다.

장진 감독도 견제한 조쉬 하트넷의 인기!

경쟁부문에 대한 심사위원 소개로 시작된 본 행사는, 개막작 소개를 위해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 위로 등장하면서 그 열기를 더했다. 무대 전면의 스크린에 배우들의 얼굴이 드러날 때마다 환호가 터져 나오자 장진감독은 “짧게 이야기 할 테니까 제가 말 할 때 조쉬 하트넷은 안 비춰 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재치 있는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초대가수로 등장한 김창완 밴드의 ‘안녕’과, 소녀시대의 달콤한 선율은 깊어가는 부산의 가을밤과 잘 어울렸다. 개막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힌 뒤 이어진 개막작 상영에,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시민들은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PIFF는 8일부터 16일까지 9일 동안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펼쳐진다.
* 조쉬 하트넷, 이병헌 등 개막식을 눈부시게 밝힌 스타들과 함께 한 순간들은 내일 GOGO1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부산=윤이나 (TV평론가)
사진. 부산=채기원 (t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