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은 집을 팔고, 광고 출연료를 모아 억대의 기부를 한다. 션-정혜영 부부는 전셋집에 살면서도 전 세계에 수백 명의 아이들을 후원한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금액의 돈이 아니라도 선행의 길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무더운 여름 밤, 시원한 곳에 앉아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 5일 오후 7시 여의도 월드비젼에서 열리는 피스 허그(Peace hug)의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바로 그것이다.

동화책 대신 총을 손에 쥔 우간다의 아이들

우간다의 소년병 문제에 관심을 가진 세 명의 대학생들에 의해 결성된 피스허그는 역시 세 명의 미국 젊은이들에 의해 시작된 단체 인비저블 칠드런(Invisible Children)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한국에 알리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속의 우간다는 아프리카 역사상 가장 긴 내전을 겪고 있는 곳이다. 전쟁을 주도하는 반군단체 LRA는 세력 유지와 지속적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2만 5천여 명에 이르는 아이들을 납치해 소년병으로 키우고 있다. 보통의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거나 게임기를 손에 쥘 때, 우간다의 아이들은 총을 쥐고 권력의 총알받이로 희생당한다. 납치가 두려워 거리에서 자는 수많은 아이들, 반군 지도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야행하는 사람들. 이들은 학교도 갈 수 없고, 어떠한 경제활동도 할 수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며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다.

상영회에서 상영될 다큐멘터리는 납치된 후 탈출한 아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4살 소년 제이콥은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꾸지만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며 울부짖는다. 이제 겨우 10살을 넘긴 아이들의 사연은 믿기 힘든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수준이다. 사선에서 살아 돌아온 그 아이들에게는 쉽게 꿈이나 희망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낼 수 없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본 후 자신의 말을 팔아 기부한 소녀, 한 학기 수업료를 반납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작은 행동 하나가 따뜻한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상영회의 입장료는 5천 원이고, 15일 7시 합정역 근처 별에 별씨 카페에서도 또 한 번의 상영회를 가진다. 우리에게는 아이스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한 돈이 우간다의 아이들에게는 지옥에서 탈출해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피스 허그의 상영회는 정기적으로 매달 두 차례씩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영회를 원하는 단체나 개인은 피스 허그 블로그를 통해 신청 할 수 있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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