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th BIFF]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천우희X유태오의 힐링 멜로 ‘버티고’(종합)
입력 2019.10.05 15:53수정 2019.10.05 15:53
[텐아시아=부산 김지원 기자]
전계수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천우희, 유태오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버티고’ 야외무대 인사에 참석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독보적인 연기력,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자랑하는 배우 천우희와 영화 ‘레토’로 칸에서 주목 받고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배우 유태오가 영화 ‘버티고’로 만났다. 이번 가을을 촉촉히 적실 감성과 위로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선사한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영화 ‘버티고’ 야외무대 인사가 진행됐다. 전계수 감독과 배우 천우희, 유태오가 참석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 밖의 로프공 관우(정재광 분)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됐다. 전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부산영화제에 작품이 초대된다는 건 자부심을 느낄 일”이라고 기뻐했다.
전 감독은 ‘버티고’라는 제목에 대해 “버틴다는 의미도 있고 영어 제목으로 현기증이라는 의미도 있다. 증상과 태도를 품은 묘한 느낌이 있는 단어라 서영의 상황에 잘 맞다. 영화에는 고층 건물이 많이 나오는데 내겐 고층건물이 서 있는 모습이 위태롭게 느껴진다. 문명의 꽃인 고층건물 안에서 인간이 얼마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버티기 힘든가에 꽂혀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버티고’에 출연한 배우 천우희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에서 서영은 회사 내 최고 인기남 진수(유태오 분)와 비밀 연애를 하고 있다. 유태오는 “첫 촬영 회차에 진한 키스신을 찍어야 했다. 둘이 처음에 많이 부끄러워하고 수줍어했다”면서도 “서로 이게 필요하지 않나, 저게 필요하지 않냐고 하면서 (연기에) 접근했다. 원래 알던 사이기도 해서 편했다”고 천우희와 호흡을 자랑했다. 천우희는 유태오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요리를 잘하고 작사, 작곡도 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라고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서영은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지만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전 감독은 “나는 오지를 많이 여행했다. 사막에 한 달간 있었던 적도 있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그 때 온전히 나를 만나는 게 좋다”고 털어놓았다. 천우희는 “나도 오지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감독님과는 달리 집순이여서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이 오지인 것 같다. 집이 좋긴 한데 그와 반대되는 곳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태오는 “해외에 많이 있다 보니 이젠 정착하고 싶다. 뿌리를 여기에 박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버티고’에서 회사원 진수를 연기한 배우 유태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전 감독은 이 영화의 배경이 원래 부산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층건물이 많고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여야 했다. 거기에 가장 들어맞는 도시가 부산산”이라면서 “하지만 서울 사는 사람들이 부산에 내려와서 촬영하려면 예산이 두 배 가까이 더 든다. 눈물을 머금고 인천 송도가 부산 해운대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거기서 촬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컸지만 얻은 것도 있다. 인천은 서해라 일몰을 바로 볼 수 있다. 부산을 포기하는 대신 얻은 컷이었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관객들이 서영에 많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에서, 인간관계에서 압박감을 겪고 있는 캐릭터라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방법이 뭘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어떤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냐고 묻자 유태오는 “특별히 관객을 특정하긴 싫다. 계절이 바뀌면서 감정도 바뀌지 않나. 오랜만에 정통 멜로가 한국영화에서 나온 것 같다. 멜랑꼴리하기도 하다. 치열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끼게 해줄 영화 같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불안하고 하나씩은 결핍이 있을 텐데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