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영화 ‘양자물리학’./ 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양자물리학’./ 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생각이 현실을 바꾼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신조로 삼는 찬우(박해수 분). 그는 클럽 개장을 앞두고 투자를 끌어줄 업계 최고의 인맥 퀸 은영(서예지 분)을 매니저로 영입한다. 강남의 돈을 주무르는 조폭 출신 정 대표(김응수 분)에 든든한 투자도 확보한다. 파리 날리는 클럽도 일으켜 세운다는 찬우의 영업력이 더해지자 클럽은 개장과 동시에 손님들로 북적인다.

그러던 중 찬우는 자신의 업소에서 유명 래퍼 프렉탈(박광선 분)이 마약을 한 정황을 발견하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박기현 형사(김상호 분)에게 이 사실을 제보한다. 박 형사에게 마약 투약 현행범으로 체포된 프렉탈은 자신을 풀어달라며 공범들의 이름을 불고, 정·재계를 주무르는 검은손 백 영감(변희봉 분)의 아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프렉탈을 미끼로 마약 파티 현장을 급습할 작전을 짠 박 형사와 찬우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등장으로 역공을 당한다. 박 형사는 감찰 조사를 받고, 찬우는 클럽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사건을 알고 있는 은영도 신변의 위협을 당한다. 각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손을 잡은 이들은 본격적으로 거대한 악의 무리에 맞서 마약 수사를 시작한다. 찬우의 신념처럼 생각은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양자물리학’은 미립자의 에너지 현상을 설명하는 양자물리학을 캐릭터의 신념으로 풀어냈다.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생각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주인공 나름의 해석을 바탕으로 부패한 권력이 장악한 현실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이 작품의 매력은 모든 인물들이 명확히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캐릭터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인다. 원하는 바가 같을 때는 힘을 합치고, 자신이 불리해지면 순식간에 등을 돌린다. 찬우도 정의를 위해 악의 무리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클럽을 지키기 위해, 살기 위해 분투한다. 현실적인 설정과 지금껏 범죄오락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은 신선함을 더한다. 액션도 나름 통쾌하다.

그러나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비해 후반부는 갈수록 느슨해진다. 인물들과의 관계성을 중시한 나머지 범죄물이 가진 재미를 놓친 건 아쉽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내세웠지만 결말은 예상 가능하다.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등의 연기는 그간의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난하지만 특별함이 없다. 박해수의 연기 변신은 인상적이다. 그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을 통해 진중한 역할을 맡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세련된 스포츠카를 끌고 구수한 뽕짝을 불러 웃음을 자아내고, 은영를 짝사랑 하는 찬우의 모습은 귀여움을 유발한다.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119분의 러닝타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15세 관람가. 오는 25일 개봉.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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