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박해준(왼쪽부터), 이계벽 감독, 엄채영, 차승원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박해준(왼쪽부터), 이계벽 감독, 엄채영, 차승원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영화와 드라마, 예능까지 넘나들며 사랑 받고 있는 배우 차승원이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다.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 코미디 작품으로만 1400만 명을 웃긴 ‘원조 웃음 보증 수표’의 귀환이다. 차승원은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대비되는 능청스러운 바보 연기로 다시 한 번 배꼽 빠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반전 소재로 내세워 가슴 뭉클한 감동도 놓치지 않는다. 올 추석 개봉하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다.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하 ‘힘내리’)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과 이계벽 감독이 참석했다.

‘힘내리’는 마른하늘에 ‘딸’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 분)가 자신의 미스터리한 정체를 찾아가는 반전 코미디물. 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럭키’의 이계벽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이계벽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이계벽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차승원이 연기하는 철수는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후유증으로 지적 장애를 앓게 된 소방관이다. 이 감독은 “철수의 후유증을 내세우기보다는 결핍된 인물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대처하는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희화화가 아니라 진솔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블라인드 시사회를 했는데, 철수 캐릭터를 소시민 히어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의도하지는 않았다. 소방관들은 우리 곁에 있는 히어로 느낌이 있어서 철수에게 감정이입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당시 사회적으로 유명했던 참사를 다룬 만큼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들과 당시에 있었던 소방관들도 만났다”며 “조심스럽긴 했지만, 만나 뵙고 난 이후에는 영화를 안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고통 속에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웃음을, 뒤에는 감동을 선사하는 구조는 전형적인 신파에 해당한다. 이 감독은 “감동을 유도한 건 아니다”라며 “이야기가 흘러가고, 엔딩을 향해 가기 위해 필요했던 철수와 주변사람들의 진심을 묘사했을 뿐이다. 추석에 맞춰 반전을 노린 것도 아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주제나 상황들을 내 스타일에 맞게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럭키’의 유해진과 ‘힘내리’의 차승원은 어떻게 다를까. 이 감독은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차이”라며 난감해하다가 “차이점을 굳이 찾아서 말하자면 차승원 배우는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하고, 유해진 배우는 현장에서 번뜩이는 순발력이 있다. 그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두 분 다 너무 좋고 따뜻하다”고 추켜세웠다.

배우 엄채영(왼쪽), 차승원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엄채영(왼쪽), 차승원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차승원은 ‘이장과 군수’ 이후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걸 코미디로 풀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지적장애인을 연기하면서 자칫 희화화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따뜻함에 끌렸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차승원은 “이번 작품에서 철수 캐릭터의 외적인 모습은 단조롭고 단순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파마머리나 얼굴 근육을 오른쪽, 왼쪽 다르게 움직이는 연기들은 설정한 게 아니다. 결핍된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엄채영은 백혈병에 걸렸지만 누구보다 씩씩한 철수의 딸 샛별 역을 맡았다. 그는 역할을 위해 삭발도 감행했다. 엄채영은 “머리가 따끔하고, 열이 많이 나서 힘들긴 했다”면서 “실제로 몸이 아프지만 굳세게 버티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했다. 그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차승원과의 케미를 묻자 엄채영은 “처음 만났을 때 키 크고, 잘 생기고, 착하고, 유쾌해서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연기 연습은 엄마랑 많이 했다. 발음이 꼬이는 게 있으면 녹음을 해서 고쳤고, 거울을 보면서 표정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배우 박해준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박해준이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박해준은 자나 깨나 형 걱정뿐인 철수 동생 영수로 분한다. 처음으로 코미디물에 도전한 소감을 묻자 박해준은 “굉장히 편했다”며 “원래 내가 동네에서 다니는 모습이랑 별 차이가 없다.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이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해준 씨는 첫 코미디 연기인데도 내가 바랐던 영수보다 훨씬 더 잘 해줬다”고 치켜세우자 박해준도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감독님의 시선과 비슷하다. 미워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그만큼 따뜻하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엄채영은 “추석엔 코미디!”라고 강조하며 ‘힘내리’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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