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26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사자’ 제작보고회에 배우 우도환(왼쪽부터), 김주환 감독, 안성기, 박서준이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26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사자’ 제작보고회에 배우 우도환(왼쪽부터), 김주환 감독, 안성기, 박서준이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청년 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배우 박서준이 초현실적인 오컬트물을 들고 돌아왔다. 안성기, 우도환이 합류한 영화 ‘사자’다. 세상에 불만이 많은 격투기 챔피언 역을 맡은 박서준은 구마 신부 안성기와 함께 악을 찾아 나선다. 퇴마물, 액션물, 버디물이 섞여 여름 극장가를 노린다.

26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사자’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주환 감독과 함께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자’는 세상에 대한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어느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손바닥에 생긴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용후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온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손에 특별한 힘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후 안신부와 함께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찾아나서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사자’는 악과 싸우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 악에 서는 이들과 선에 편에 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전에 프랑스에 갔을 때, 대천사가 악마를 누르고 있는 조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안에 어마어마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거기서 출발한 영화”라면서 창작 계기를 설명했다.

영화 ‘사자’로 돌아온 배우 박서준./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사자’로 돌아온 배우 박서준./이승현 기자 lsh87@
특히 김 감독은 ‘사자’를 통해 영화 ‘컨저링’ 등처럼 세계관이 이어지는 연작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에는 ‘컨저링 유니버스’ ‘마블 유니버스’ 등 세계관이 있는데, 한국에는 그런 게 뭐가 있을까 늘 고민해왔다. 그 가운데 ‘사자’의 이야기가 시작한 것 같다”면서 “그런 고민을 ‘청년경찰’에서 만난 박서준 씨와도 많이 했다. 이 또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서준은 이번 영화에서 닉네임이 ‘사신’인 격투기 챔피언 용후 역을 맡았다. 이전 캐릭터들과는 다른 어두운 역할이면서도,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비롯해 ‘청년경찰’에서 선보인 액션을 가져간다. 박서준은 “이제까지 밝고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왔다. 그 부분이 자신이 있었던 것도 맞다”면서 “그런데 이번 역할은 늘 해보고 싶었던 (다른) 역할이었다”고 했다. 그는 “캐릭터가 비주얼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항상 물음표가 있었고, 촬영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관객 여러분이 이런 부분에 이질감을 느끼기보다 새로워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사자’에 구마 사제로 출연하는 배우 안성기./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사자’에 구마 사제로 출연하는 배우 안성기./이승현 기자 lsh87@
데뷔 62주년을 맞이한 안성기는 구마 사제 안신부 역으로 극의 무게를 잡는다. 용후를 각성시키면서 악을 찾아나서는 인물이다. 안성기는 유독 드라마와 영화에 ‘사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함에도 ‘사자’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묻자 “내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성기는 “(안신부는) 내 나이대에도 강렬한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그 고민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면 노쇠해 보이지 않나. 그런데 ‘나이가 들어도 어떤 힘이 있구나’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또 “(감독이) 처음부터 나를 염두에 두고 썼다더라. 이름도 안 신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그는 “매년 한 작품을 하는데도, 내가 활동이 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과 많이 대화를 가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우도환은 ‘사자’가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제작보고회 참석도 처음이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특히 우도환은 영화 ‘마스터’ 이후 악역이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악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우도환은 “이 시나리오가 잘 구현이 될지 사실은 잘 몰랐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서 설명을 듣고 확신이 갔다. 내가 출연한 이유의 99.9%는 감독님”이라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기대했다.

배우 우도환./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우도환./이승현 기자 lsh87@
김 감독은 “한국 영화에서 유니버스 요소를 구축할 기술은 다 갖춘 것 같다. 그런데 그 안에 필요한 건 동시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쉽게 말하면 히어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영화가 연작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없을지는 관객들의 사랑의 여부에 달려있다. (연작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들에게는 말씀을 안 드린 건데, 영화 뒤에 이야기가 많이 뻗쳐있다”고 설명했다. 안성기는 연작이 나온다면 출연하겠냐는 물음에 “그러면 나는 좋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박서준(왼쪽부터), 안성기, 우도환, 김주환 감독이 영화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서준(왼쪽부터), 안성기, 우도환, 김주환 감독이 영화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이날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호흡을 칭찬했다. 특히 안성기는 박서준에 대해 “매력덩어리”라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박서준은 “부담이 많이 됐는데 안성기 선배님 덕분에 잘할 수 있었다”면서 그를 ‘아버지’같은 배우라고 설명했다. 또 “안성기 선배님과 호흡 이후 연기 외적으로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영화에 캐릭터들이 자신의 최대치의 힘을 발휘해 맞붙는 마지막 장면이 있다. 우리나라 영화 현장의 아날로그적인 기술과 특수분장, 와이어 등과 덱스터에서 가져온 디지털 기술이 모두 접목됐다. 여기가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전작보다 훨씬 초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가톨릭 세계, 샤먼 세계, 영적 세계를 통해 이 작품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박서준은 “왜 손에 상처가 나는 지 용후는 모른다. 그런데 악에 맞서는 순간부터 능력이 발휘된다. 이 부분이 우리 영화의 키”라고 설명했다. 그는 “늘 긴장되고 떨리는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번 작품에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최우식이 특별 출연해 힘을 보탠다. 김 감독은 “기존의 특별출연 개념보다 분량이 더 크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사자’는 오는 7월 31일 개봉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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