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장애를 소재로 웃기거나 울리지 않는다. 장애인을 마냥 ‘착하고 순수한 존재’로 묘사하지도 않는다.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두 형제가 각자 앞에 놓인 삶의 문제를 극복해나가면서 신파 이상의 이야기를 만든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다.

17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나의 특별한 형제’ 언론시사회에 이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육상효 감독과 함께 배우 신하균, 이광수, 이솜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동구(이광수)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는 형 세하(신하균)와,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췄지만 형 세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동구,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있던 시설이 폐쇄되면서 서로 떨어져야 할 위기가 찾아오자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는 실제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10년 넘게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실제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오고, 장애인 자립센터 등의 자문을 받아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나의 특별한 형제’는 미디어가 관습적으로 장애인을 묘사하던 ‘타자화된 시선’에서 얼마간 비껴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주인공 세하의 성격이다. 신하균이 연기하는 세하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순 없지만 유창한 달변으로 상황을 해결하고, 부당한 일에 대해서 화를 내고 감정을 분출한다. 육 감독은 “영화를 작업하면서 실제로 광주에 많이 내려가서 자문을 받았다”며 “실제 인물이 겪은 사건보다도 캐릭터를 많이 따왔다”고 했다. 이어 “세하의 말도 잘하고 똑똑한 면모, 동구의 순한 눈빛 등을 시나리오에 녹였다. 상업영화로서 중간 이후 드라마적으로 가공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래 내가 영화를 만들 때 늘 생각하는 부분이 유머다. 이번 작품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유머의 관점에서 실제 사건을 보고 이야기를 풀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사진제공=NEW
러닝타임 114분 동안 극을 이끈 신하균도 “영화가 장애를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장애를 동정의 시선이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은 캐릭터라 끌렸다”고 했다. 이광수도 “장애인이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 그려지지 않아서 좋았다”고 했다. 또 “대사가 많지 않았다. 고민이 되는 부분은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이솜은 동구의 수영 선생님 미현 역으로 등장한다. 이미 영화 ‘소공녀’ 등을 통해 젊은 세대의 얼굴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을 받은 이솜은 이번 영화에서도 취업준비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잘 웃고 잘 울고, 잘 무너졌다가 또 금방 일어서는 보통의 청춘들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하균, 이광수 선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출연하게 됐다. 두 분의 캐릭터가 궁금했는데 영화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나의 특별한 형제’에는 신하균, 이광수, 이솜 외에도 권해효, 길해연, 박철민 등이 출연한다. 내달 1일 개봉.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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