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하정우(왼쪽부터), 김병우 감독,이선균이 19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PMC: 더 벙커’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하정우(왼쪽부터), 김병우 감독,이선균이 19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PMC: 더 벙커’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하정우가 ‘더 테러 라이브’ ‘터널’에 이어 또 한 번 제한된 공간에서 분투한다. ‘더 테러 라이브’를 함께했던 김병우 감독은 전작보다 더 과감해졌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 대부분의 대사가 영어인 데다 게임을 연상케하는 전투 액션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여기에 스크린과 안방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선균이 가세했다. 영화 ”PMC: 더 벙커’다.

20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PMC: 더 벙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하정우, 이선균과 김병우 감독이 참석했다.

‘PMC: 더 벙커’는 PMC(Private Military Company)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고 지하 30M 비밀벙커에서 작전의 키를 쥔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펼치는 전투 액션 영화다. 극 중 PMC는 국적도 명예도 없이 전쟁도 비지니스라고 여기는 민간인들로 구성된 글로벌 군사기업이다.

2013년 개봉해 560만 관객을 동원했던 ‘더 테러 라이브’의 김 감독과 하정우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김 감독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숨막히는 전개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PMC: 더 벙커’도 지하 30m 벙커 공간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한의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인다. 정교한 CG와 웅장한 사운드, POV캠(1인칭 앵글) 등을 통해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대원들에게 POV캠을 장착해 현실감을 높였다. 관객은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진다. 김 감독은 “영화를 보는 사람이 객석에 앉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호흡하며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 ‘PMC: 더 벙커’ 에서 PMC의 핵심팀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으로 열연한 배우 하정우./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PMC: 더 벙커’ 에서 PMC의 핵심팀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으로 열연한 배우 하정우./ 조준원 기자 wizard333@
하정우는 PMC의 핵심팀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으로 열연했다. 리얼한 상황을 연기하기 위해 연신 포복을 하고, 구르면서 열연했다. 그는 “고생은 영화 작업을 하는 분들이 다 겪는 것이다.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지난 5년 동안 여러 가지 시나리오 버전들, 그 시나리오가 계속 나아지면서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들, 감독님과 다양한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더 테러 라이브’ ‘터널’ 등에 이어 또 한 번 제한된 공간에서 열연을 펼친 하정우는 “연기할 때는 CG가 입혀진 상태가 아니었다. 그냥 벽이었다. A4 용지에 숫자를 적어서 붙여놓고 감독님의 신호를 받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선균과 대화하는 장면 외에는 80% 이상을 영어대사로 연기해야 했던 하정우는 “‘아가씨’에서 일본어로 대사를 했고, ‘두 번째 사랑’에서 영어로 해봤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 지는 미리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어 선생님이 냉정하게 ‘그 발음 아니야’ 라고 말할 때는 눈이 돌아가는 줄 알았다. 촬영을 시작하기 4개월 전에 시나리오 독해를 시작했다. 먼저 영어 대사를 받은 다음에 일일이 모든 단어를 찾고 군사 용어, 그들이 줄여 쓰는 말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에 나가서 한 달 동안 연습도 했다. 돌아와서는 일주일에 다섯 번씩 감독님과 리딩을 하면서 익혀 나갔다. 도움을 주셨던 영어 선생님이 세 분 계셨다. 시나리오을 작업했던 분, 저를 전담해 준 분, 그리고 남자 선생님. 마지막에 남자 선생님에게 군대식, 남자들의 말투를 교육 받았다”고 했다.

히정우는 ‘암살’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 최연소 트리플 1000만 배우가 됐다. ‘믿고 보는 배우’ ‘1억 배우’라 불라는 데 대해 하정우는 “너무 감사하다. 운이 좋았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됐다”며 “관객들이 많은 칭찬과 사랑을 주셨다. 그 힘을 받아서 더 열심히 살아가고 영화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 1부터 100까지 감사한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쑥쓰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가 얼마나 사랑 받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매번 드는 생각은 온전히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앞으로 갈 길이 많기 때문에 믿고 보는 배우라고 불러주시는 것에 대해 기분좋은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영화 ‘PMC: 더 벙커’에서 북한의 엘리트 의사 윤지의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PMC: 더 벙커’에서 북한의 엘리트 의사 윤지의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선균은 북한의 엘리트 의사 윤지의를 연기했다. 그는 하정우와 교신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극적인 상황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데 한몫 했다. 특히 모든 대사를 북한 사투리로 연기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쉽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억양 위주로 가르쳐주셔서 일반적인 어투가 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며 “억양을 너무 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사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신과 함께’에선 광선검을 휘두르고, 이번 영화에서는 총을 들었다. 영어 대사로 연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는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선택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른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관객을 만날 때마다 더 재미있는 게 없을까 고민한다. 여전히 진행중인 고민이기도 하다. ‘PMC: 더 벙커’는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PMC: 더 벙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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