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유해진(왼쪽부터), 엄유나 감독, 윤계상이 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유해진(왼쪽부터), 엄유나 감독, 윤계상이 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유해진, 윤계상이 일제강점기인 1940년대, 우리말을 각자의 방식으로 지켜내고자 했던 이들의 뜨거운 신념을 훈훈하게 그려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엄 감독은 역사적 사건들을 평범한 사람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난 이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전국의 말을 모아 사전을 만드는 이야기. 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말모이’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엄유나 감독과 배우 유해진, 윤계상이 참석했다.

엄 감독은 “말 모으기 작전에 대한 짧은 다큐를 봤다. 일제강점기에 수없이 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 우리말 지키기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다. 관객들에게 그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엄 감독은 ‘말모이’가 사람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말의 소중함과 우리말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며 “단순히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떤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배우 유해진은 ‘말모이’에서 까막눈의 조선어학회 회원 판수를 연기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유해진은 ‘말모이’에서 까막눈의 조선어학회 회원 판수를 연기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유해진은 조선어학회에 잡무담당 직원으로 들어간 까막눈 판수를 연기했다. 유해진은 ‘말모이’에 대해 “순둥이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극 중 판수는 조선어학회에서 일하며 조금씩 한글과 한글의 소중함을 알아간다. 유해진은 “극 중 판수가 혼자 책방에서 ‘운수 좋은 날’을 읽는데 그 장면이 캐릭터 변화의 분기점이 된 것 같다. 그 후 특히 한글에 애정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해진은 함께 연기한 윤계상에 대해 “드립커피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진한 커피가 되듯이 계상 씨와는 그렇게 진해지는 과정이다. 영화처럼 진짜 동지가 돼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말모이’에서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은 배우 윤계상. /조준원 기자 wizard333@
‘말모이’에서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은 배우 윤계상.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윤계상은 친일파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았다. 윤계상은 “막상 연기하니 더 어려웠다. 정환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꿈과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와 비교하면 나는 너무 부족해서 한 장면 한 장면 촬영이 버거웠다. 이 영화에 정환 역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윤계상은 “우리말의 위대함을 느꼈다”며 “사물이나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너무나 다양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이 만큼 좋은 말이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말모이’는 내년 1월 9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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