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강형철 감독(왼쪽부터), 배우 박혜수, 도경수, 오정세가 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스윙키즈’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강형철 감독(왼쪽부터), 배우 박혜수, 도경수, 오정세가 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스윙키즈’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저절로 발을 구르고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거제 포로수용소에 모인 남과 북, 미국과 중국에서 온 이들은 춤으로 하나가 된다. 경쾌한 리듬과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는 영화 ‘스윙키즈’다. 탭댄스에 북한 사투리까지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도경수도 주목된다.

‘스윙키즈’는 1951년 경남 거제 포로수용소,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탭댄스단 ‘스윙키즈’의 탄생기를 그린 가슴 따뜻한 이야기. 4일 오후 서울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스윙키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강형철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가 참석했다.

강 감독은 “전작이 끝난 후 신나는 춤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우리는 왜 같은 민족이 갈라져서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평소에 했는데, 뮤지컬 ‘로기수’를 보고 이런 생각들을 담아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이라는 불행 속에서 춤으로 행복해지는, 100만불짜리 영화”라고 자신했다.

‘스윙키즈’에서는 리드미컬한 화면 전환이 영화의 경쾌한 전개에 힘을 보탠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기수가 탭댄스를 익혀가는 시퀀스는 예전부터 내가 많이 썼던 방식인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춤을 소재로 한 영화는 춤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더라”며 “춤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스윙키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도경수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스윙키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도경수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도경수는 북한군 포로이자 댄스단의 말썽꾸러기 로기수 역을 맡았다. 도경수는 “한국전쟁은 안타깝지만 촬영할 때만큼은 댄스단 모두가 성장해 나가는 것처럼 즐겁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다 같이 모여서 탭댄스를 연습했다. 가수로서 춤을 추지만 처음하는 탭댄스 장르에서는 몸치였다. 5개월 동안 열심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판래 역의 박혜수와 입맞춤이 아니라 ‘입술 박치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이에 대해 도경수는 “넘어지면서 다른 사람에게 얼굴을 밟혀서 입술 박치기를 하게 되는 장면이었는데, 처음에는 조금 세게 밟으셔서 이가 아팠다”며 웃었다.

배우 박혜수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 통역사 양판래를 연기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혜수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 통역사 양판래를 연기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박혜수는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절묘한 협상 능력을 가진 댄스단의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았다. 촬영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배경에서 슬픔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서 댄스단이 나올 때만큼은 마냥 즐겁고 소중한 상황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혜수는 “초반에는 열심히 연습하는데도 탭댄스 실력이 안 늘었다. 나만 못 따라가는 것 같았다. 3~4개월쯤 되니 익숙해지고 음악이 나오면 발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고 연습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이런 캐릭터를 본 적이 없어서 준비하면서도 신났다. 극 중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진 모습도 판래를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기수와 판래가 ‘모던러브’를 배경음악으로 다른 장소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이에 대해 도경수는 “다른 장소에서 각자 춤에 대한 열망을 담아낸 장면”이라며 “이념을 뛰어넘어 춤을 추고 싶어하는 열정만을 생각하면서 기수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혜수는 “판래가 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처음으로 자기 자신의 감정을 꺼내는 장면”이라며 “쌓인 설움이 표출되는 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스윙키즈’에서 전쟁통에 헤어진 아내를 찾기 위해 댄스단에 합류한 강병삼 역을 맡은 배우 오정세. /이승현 기자 lsh87@
‘스윙키즈’에서 전쟁통에 헤어진 아내를 찾기 위해 댄스단에 합류한 강병삼 역을 맡은 배우 오정세. /이승현 기자 lsh87@
오정세는 전쟁통에 헤어진 아내를 찾기 위해 댄스단에 합류한 강병삼을 연기했다. 오정세는 “이별한 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찾아봤고, 춤을 출 때는 흥과 즐거움, 자유만 생각했다”며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설명했다.

탭댄스에 대해서는 “실력이 0에서부터 시작했다”며 “경수는 원래 춤을 췄던 친구라 잘할 줄 알았는데 탭댄스는 같은 선에서 출발했다”며 웃었다. 이어 “경수는 이것저것 하는 게 많은데도 연습에 올 때마다 빠른 성장을 보여줬다. 자극을 많이 받았고 정신적으로 든든했다. 경수의 발을 보면서 연습했다”고 말했다. 박혜수에 대해서는 “실력이 저와 거의 비슷하게 늘지 않았다. 혼자 안 늘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혜수가 더디게 성장해서 많이 의지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윙키즈’에 출연하는 박혜수(왼쪽부터), 도경수, 오정세. /이승현 기자 lsh87@
‘스윙키즈’에 출연하는 박혜수(왼쪽부터), 도경수, 오정세. /이승현 기자 lsh87@
이번 영화에는 브로드웨이의 유명 탭댄서이자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가 댄스단 리더 잭슨으로 출연한다. 오정세는 “관객이 된 것처럼 감탄하면서 그의 춤을 봤다”고 말했다.

중공군 포로이자 남다른 댄스 실력을 가진 샤오팡 역은 김민호가 연기했다. 강 감독은 “고등학교 때 댄서였는데 몸은 점점 커졌어도 춤 실력은 그대로 남아있었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대사가 별로 없지만 실제로 대사 연기도 아주 출중하다”고 칭찬했다. 또한 강 감독은 극 중 황기동 역을 맡은 아역배우를 특히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기동이라는 이름은 강 감독이 연출한 ‘과속스캔들’의 극 중 아역배우의 이름과 같다. 그는 “이름은 꼭 황기동이라고 하고 싶었다”며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를 통해 한없이 순진하고 죄 없는 민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윙키즈’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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