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김소진(왼쪽부터), 조정석, 송강호, 배두나, 김대명이 19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마약왕’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소진(왼쪽부터), 조정석, 송강호, 배두나, 김대명이 19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마약왕’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세 작품을 ‘1000만 영화’로 이끈 최고의 흥행배우 송강호가 영화 ‘마약왕’으로 돌아왔다. 그가 “충무로 남(男)정석, 여(女)두나”라며 극찬한 조정석, 배두나와 의기투합했다. ‘내부자들’로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불(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의 흥행사를 새로 쓴 우민호 감독이 메카폰을 잡았다. 화려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조합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된 ‘마약왕’이 2018년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까.

19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마약왕’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과 우민호 감독이 참석했다.

‘마약왕’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았다. 1972년부터 1980면 봄까지 독재 정권의 혼란한 대한민국에서 마약으로 백색 황금 시대를 누렸던 이들의 파노라마 같은 삶이 전개된다.

우 감독은 “‘내부자들’ 이후 3년 만에 찾아뵙게 됐는데 긴장되면서도 설렌다. 빨리 영화를 보여 드리고 싶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영화 ‘마약왕’에서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강호./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마약왕’에서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강호./ 이승현 기자 lsh87@
송강호는 극 중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그동안 소시민적이고 이웃사촌 같은 느낌을 많이 보여왔는데 ‘마약왕’이라는 영화를 남다르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다기보다 색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적인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두삼은 1970년대를 풍미했던, 어두우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사회상을 담고 있는 인물”이라며 “이두삼을 통해 암울했지만 그 시대를 관통하며 열심히 살아온 우리의 이웃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많은 분들이 영화를 기다린 걸로 알고 있다. 원래 여름에 개봉할 계획이었는데 여러 이유로 겨울에 개봉하게 됐다. 덕분에 후반 작업을 더 탄탄하게 할 수 있었고, 우민호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 ‘마약왕’에서 열혈 검사 김인구를 연기한 배우 조정석./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마약왕’에서 열혈 검사 김인구를 연기한 배우 조정석./ 이승현 기자 lsh87@
조정석은 마약 근절을 목표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열혈 검사 김인구를 연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봤다. 극 중 인물이 굉장히 많다.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이 재미있었다”며 “송강호 선배와 ‘관상’ 이후 재회한다는 생각에 기뻤고, 우민호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또한 조정석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보다 작품 자체가 저를 움직이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연기한 김인구 검사가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마약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마약 근절에 대해 말한다”며 “김인구는 이두삼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게 잘못됐다’며 정의를 알려주고자 하는 검사다. 또한 ‘제3의 눈’인 관객의 눈으로 이두삼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영화 ‘마약왕’에서 로비스트 김정아를 맡아 열연한 배우 배두나./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마약왕’에서 로비스트 김정아를 맡아 열연한 배우 배두나./ 이승현 기자 lsh87@
배두나는 저명한 일본인 사업가의 양딸로 1970년대 사교계를 주름잡았던 로비스트 김정아로 분했다. 영화에서 4개 국어를 구사한 그는 “그동안 여러 영화를 찍으면서 공부했던 것을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영어, 일어, 한국어, 불어를 하는데 어렵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나 영화에서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래서 로비스트 역할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며 “저는 섹시 스타나 미녀 스타도 아닌데 감독님이 로비스트 역할로 부르셨을 때 전형적인 모습을 원한 건 아니겠다 싶었다. 그래서 제 마음대로 했다”고 말했다.

연기파 배우 김대명은 극 중 이두삼의 사촌동생 이두환 역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체중 감량을 통해 캐릭터를 더욱 강렬하게 담아낸다.

김소진은 이두삼의 조강지처 성숙경으로 분해 수준급의 사투리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송강호 선배가 사투리를 봐주셔서 더 감정이 실렸다. 선배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계속 듣고,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우 감독은 화려한 캐스팅을 예상 못했다면서도 “송강호 선배가 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선배를 중심으로 다른 배우들도 모일 것 같았다. 다행히도 선배가 관심을 가져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주셨다. 소원성취했다”며 기뻐했다.

이에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를 촬영할 때 우 감독님과 만났다. 저 때문에 캐스팅 된 것 처럼 말하는 데 쑥쓰럽다. ‘내부자들’ 뿐만 아니라 그 전에 보여주셨던 연출가의 저력이 배우들에게 크게 신뢰감을 주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여러 영화에서 마약 이야기가 부분적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전면적으로 얘기한 건 처음이지 않느냐. 그런 점에서 배우들이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택시운전사’ 에 이어 1년 4개월 만에 영화 ‘마약왕’으로 돌아온 배우 송강호./ 이승현 기자 lsh87@
‘택시운전사’ 에 이어 1년 4개월 만에 영화 ‘마약왕’으로 돌아온 배우 송강호./ 이승현 기자 lsh87@
조정석, 배두나 등도 한결같이 송강호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배두나는 “작품을 통해 세 번이나 만났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다.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고, 조정석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송강호는 ‘관상’ 이후 재회한 조정석에 대해 “5년 만에 펄떡펄떡 뛰는 생선으로 성장했다”며 “광어인지 놀래미인지 어찌됐건 펄떡펄떡 뛴다는 건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배두나는 초장, 아니 농담이다. 그만큼 친숙하고 사랑하는 후배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항간에는 ‘여두나 남정석’이라는 말이 있다. 방금 전 대기실에서 생긴 말이다. 후배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기쁘다”며 흡족해했다.

‘마약왕’으로 1년 4개월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되는 송강호는 “조심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2시간 동안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서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이 배우도 나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매 순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로 똘똘 뭉쳤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요청했다.

12월 19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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