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핫 썸머 나이츠’ 스페셜 포스터
영화 ‘핫 썸머 나이츠’ 스페셜 포스터
1991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무력한 일상에 묻혀있던 다니엘(티모시 샬라메)은 케이프 코드의 숙모 집에서 여름을 보내게 된다. 어쩌다가 그는 동네에서 가장 핫한 싸움꾼이자 마약상인 헌터(알렉스 로)의 마약을 숨겨주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돈독한 비즈니스 관계가 되고, 짭짤한 수입도 올린다. 한편 다니엘은 동네에서 가장 핫한 미소녀 맥케일라(마이카 먼로)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그녀의 오빠가 헌터라는 사실에 멈칫거린다. 무더운 여름날, 그의 일도 사랑도 점점 아슬하다.

1991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레트로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넘쳐난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형형색색으로 출렁거린다. 데이비드 보위의 명곡 ‘Space Oddity’를 비롯하여 레트로, 펑크, 블루스, 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분위기를 돋운다.

영화 ‘핫 썸머 나이츠’ 스틸컷
영화 ‘핫 썸머 나이츠’ 스틸컷
영화에서 웃자란 청춘의 열정은 솔깃하다. 청춘들이 빚어내는 감정의 진폭을 제대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핫 썸머 나이츠’는 그 시절 한껏 뜨거웠던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시절의 분위기를 세공한 노력만큼 캐릭터도 세공했어야 한다. 주인공인 다니엘뿐만 아니라 헌터와 맥케일라까지 캐릭터들이 전형적이다.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청춘들이 빚어내는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티모시 샬라메가 분한 소년의 모습은 매혹적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엘리오도, ‘레이디 버드’의 카일도 그러했다. 1983년의 이탈리아에서도, 2002년의 미국 새크라멘토에서도 치명적인 매력의 소년이었다. 특히 그가 책을 읽는 모습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게 만든다. 마치 명화처럼 책을 읽는 그의 이미지가 뇌리에 각인된다. ‘핫 썸머 나이츠’의 다니엘은 책을 즐기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애석하게도 담길 수 없는 장면이지만.

티모시 샬라메는 1991년의 케이프 코드의 다니엘에게도 비범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그가 느끼는 희로애락의 순간에 관객의 심장도 함께 들썩거린다.

10월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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