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김윤석(왼쪽부터), 김태균 감독,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김윤석(왼쪽부터), 김태균 감독,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범인은 있지만 피해자는 없는 사건. 진실을 알아내려는 형사와 그런 형사를 역이용하는 비열한 살인범의 팽팽한 심리전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암수살인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룬 영화 ‘암수살인’이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암수살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태균 감독과 배우 김윤석, 주지훈이 참석했다. 김윤석이 수감 중인 살인범의 말을 바탕으로 암수살인을 쫓는 형사 김형민을 연기했다. 감옥 안에서 추가 살인을 자백하며 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에게 갖가지 요구를 하는 살인범 강태오 역은 주지훈이 맡았다.

암수범죄(暗數犯罪)란 실제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이 모르거나, 알았더라도 용의자 신원 파악 등이 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건을 말한다. 김태균 감독은 2012년 가을 암수살인을 소재로 한 시사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그는 “암수살인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단어에 마음이 열려서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는 사건을 추적하고 있는 한 형사의 열정과 집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윤석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김윤석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 감독은 “누군가의 엄마이고 딸이었을 희생자에게 집중하는 형사를 보며 파수꾼 같은 형사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한 사람이 세상을 지켜내는 걸 보여주려 했다. 사회적 무관심이 빚어내는 사건들을 이번 영화를 통해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특성 상 극 중 형사는 (가해자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찾아야 진실이 증명되는 역수사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존 장르 영화와 달리 피해자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그 동안 맡았던 형사 역할들 중 이번 영화의 김형민 형사 역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는 “형민의 집념과 끈기가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폭발적인 게 아니라, 느리더라도 한 발 한 발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추격자’의 형사 캐릭터와 비교될 것을 예상했는지 “‘추격자’ 때 범인과의 싸움을 UFC라고 한다면 주지훈과 한 건 테니스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접견실에서 (주지훈과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은 강력한 서브를 치면 막아내는 격렬한 테니스를 친 것 같다. 사실 속으로는 UFC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형사물은 영화로 만들기 쉬운 소재이기도 하고 시원한 오락물로서 정의가 통쾌하게 이기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만나고 그렇게 가지 않아도 훌륭한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주지훈은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로 탄탄하고 재밌는 시나리오와 함께 김윤석을 꼽았다. 그는 “김윤석 선배가 이미 캐스팅된 상태여서 든든한 아군을 갖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김윤석이) 너무 높은 선배님이라서 긴장도 됐다. 원래 사람이 좀 ‘리스펙’을 갖고 있으면 두렵다”며 “그런데 직접 만나 뵙고 겪어보니 카스테라같은 선배님이었다. 달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경상도 출신이라 사투리의 디테일에 대해 가감 없이 조언해 주셨다”며 “(세상의 모든 고통을 다 어루만져 주는)천수관음처럼 모든 걸 받아주셨기 때문에 재밌게 열심히 했다. 촬영도 웃겨서 즐겁다기보다 서로 주고받는 공기 한 조각 한 조각을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반주 한 잔 기울이며 하는 얘기들도 따뜻하고 기분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주지훈은 “장르물로서 액션이나 추격, 쾌감보다 두 캐릭터의 심리전으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암수살인’은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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