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이종석 감독(왼쪽부터), 손예진, 현빈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협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이종석 감독(왼쪽부터), 손예진, 현빈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협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왔다. ‘이원 생중계’ 라는 생소한 기법으로 촬영했다. 배우 손예진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경찰을 연기했고 현빈은 악역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영화 ‘협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현빈, 손예진, 이종석 감독이 참석했다.

‘협상’은 태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멈추기 위해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인질범 민태구와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한국영화 최초로 ‘협상’을 소재로 다뤘다. 협상가와 인질범의 실시간 대결을 제한된 공간과 시간속에 담아냈다.

이 감독은 “첫 영화다. ‘뭘 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원래 범죄 스릴러나 액션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협상’이라는 소재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한정된 공간과 시간에서 긴장감을 어떻게 끌어가야 할 지, 또 그 긴장감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며 “배우들의 힘이 컸다. 전형적이지 않은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나 잘해줬다”고 했다.

이 감독은 “현빈과 손예진을 머릿속에 넣고 시나리오를 썼다”며 “내가 원래 인복이 있다. 원했던 배우들은 물론 최고의 스태프들까지 함께해서 영광”이라며 만족해 했다.

스크린과 안방을 오가며 존재감을 과시해온 손예진은 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전문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보는 내내 뒤가 너무 궁금했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압도적이었다”며 영화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경찰을 연기한 손예진은 “지금까지와 비슷한 캐릭터를 또 한다면 관객들이 지겹다고 느낄 것 같았다. 연기를 하는 나도 지겨울 것 같아서 차별화 된 캐릭터와 장르를 찾게 됐다”고 했다. 이어 “경찰 역할을 맡아 관객에게 프로페셔널하게 보여질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또한 같은 공간에서 시종 같은 자세로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행동이 아니라 표정과 대사로만 보여줘야 해서 에너지 소비가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역린’ ‘꾼’ ‘공조’ 등을 통해 변화무쌍한 매력을 발산해온 현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을 연기했다. 현빈은 “악역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민태구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어 “전형적인 악역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 방법을 찾아가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며 “세게 표현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툭툭 던지고 느긋하게 표현했다. 다른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배우 손예진, 현빈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협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손예진, 현빈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협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손예진과 현빈은 ‘협상’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오로지 모니터를 통해 팽팽하게 맞선다. 손예진은 “현빈 씨가 지금까지 보여왔던 이미지와 다른 역할을 선택해서 놀랐다. 과감하게 도전한 점이 대단했다. 현빈 씨의 출연이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원 촬영이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찍었다. 얼굴을 맞대고 연기한 게 아니라 모니터를 보면서 호흡을 맞췄다. 사실 쉽지만은 않았다”며 “현빈과는 동갑이고 데뷔 시기도 비슷하다.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동지 의식이 있었다. 믿음이 있다보니 모니터로만 호흡을 맞췄는데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빈 또한 “손예진이 너무나 자유자재로 표현을 해서 모니터를 보고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협상’에는 긴장감 끝에 깊은 울림이 있다”며 “다른 기법으로 촬영된 것이 관전 포인트다.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예진은 “추석에 많은 영화들이 개봉한다. 살펴봤더니 다 사극이다. ‘협상’은 유일한 범죄오락영화다. 두 시간 동안 시계 볼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예진은 또 “일년에 한 편, 올해는 심지어 두 편의 작품을 했다. 신기하게도 할 때마다 떨린다. ‘자신있다’라고 얘기 해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열심히 만들었다. 결과가 좋을 것 같다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했다.

현빈은 “이번 추석은 길다. 이 영화 저 영화 다 보셨으면 좋겠다. 한국영화가 다 잘 되고 ‘협상’이 1등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협상’은 9월 추석에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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