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실종2’ 스틸
영화 ‘실종2’ 스틸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해결하려고 해도 계속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 살기 위해선 죽여야 하는 이들. 누가 이들을 착하다, 나쁘다 규정할 수 있을까. 영화 ‘실종2’은 사지에 내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세 사람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려낸 스릴러다.

취직을 위해 애쓰는 20대 선영(함은정)과 돈이 필요한 비리형사 송헌(이원종), 한물간 배우 아진(서준영)이 운명처럼 월타산에서 만나고, 서로의 범행을 목격하면서 쫓고 쫓기는 생존 게임을 벌인다.

산에 오르는 세 사람은 모두 벼랑 끝에 선 상황이다. 선영은 아픈 언니를 치료하기 위해 사채까지 썼다. 취업이 절실한 상황에서 아웃도어 회사 신입사원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면접관 등과 함께 마지막 테스트를 위해 산에 오른다.

형사인 송헌은 기러기 아빠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딸을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과거 큰돈을 들고 사라진 범죄자를 찾기 위해 길도 모르는 산에 들어가 헤맨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스타 아진은 유일한 희망인 회사 대표의 욕정을 채워주며 재기를 꿈꾼다.

이들은 산에서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이 사실을 서로에게 들키면서 악연이 시작된다. 한 산장에서 모인 이들은 서로를 향해 곡괭이, 총 등을 겨누며 대립한다. 뭐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깊은 산과 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살기 위해 서로를 죽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서로를 죽이려고 거짓말을 하고 떼를 쓰는 이들의 모습이 다소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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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들에게 돌은 던질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하필 산에, 그것도 후미진 산장에 모이게 되는 과정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느라 개연성은 뒷전이어서 긴장감 끝에 황당함이 몰려온다. 영화는 명확한 결말을 내리진 않는다. 관객들에게 생각하고 고민할 여지를 남긴다. 하지만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엔 미완성된 듯한 느낌이 강해 여운보다는 찜찜함이 더 많다.

2009년 개봉했던 ‘실종’ 이후 약 8년 만에 돌아온 ‘실종2’. 두 작품은 연관되는 작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종2’에는 실종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아이러니다. 추격 신 등이 스릴러다운 긴장감은 주지만 그만큼 의문점이 많이 남는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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