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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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뭔데?”

현시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날카로운 물음을 던질 한 편의 영화가 온다. 독창적 위트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웃고 즐기고, 더 나아가 생각할 거리까지 던져주는 블랙코미디가 탄생했다.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감독 김경원, 제작 영화사 소요)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류현경)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박정민)의 놀라운 비밀을 다룬 작품이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연속 매진의 기록을 세웠고,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예매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극 중 예술계에서 소위 ‘뜰 일’만 남은 무명화가 지젤은 성공을 눈 앞에 두고 갑자기 심장이 멎어버리고 ‘유작 프라이엄’이라는 타이틀로 그림 값은 하늘 높은 줄로 모르고 치솟는다. 덕분에 지젤을 처음 발견해 등단시킨 재범의 인생도 탄탄대로에 놓일 무렵, 기적처럼 지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김경원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특별히 이런 소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 평상시에 느껴왔던 것을 썼고, 그쪽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정도였다”면서도 “우연히 TV를 봤다. 출연자가 어떤 그림을 최근에 샀는데, 이 그림을 그린 작가님이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 말에서 씁쓸함을 느꼈다. 자신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예술가의 이야기에서 시작했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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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싶은 아티스트 지젤 역을 맡아 열연한 류현경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미술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 발자국 나와서 생각하면 배우들의 이야기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회사나 직장에 있어서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대중들의 공감을 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탄탄한 연기력의 류현경과 박정민 그리고 이순재와 뮤지컬계의 스타 문종원이 만나 재미를 높였다. 앞선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었던 류현경과 박정민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한껏 드러냈다.

류현경은 “박정민과 상대역으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나를 굉장히 많이 도와줬다. 지젤이라는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민은 “(류)현경 누나는 친한 누나이기 이전에 믿음직한 선배님이기도 하다. 옆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걸 보면서 내가 이 선배를 믿고 조금 더 연기를 펼쳐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굉장히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좋은 누나이자 선배님이자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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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의 캐스팅에 대해 김경원 감독은 “현장에서편안하게 우리를 도와줬다. 캐스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면서 “시나리오를 보여드리고 부탁했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영화는 현시대가 바라보는 ‘예술’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본질, 아티스트 등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박정민은 배우의 본질에 대해 “연기를 잘하는 것”이라며 “극 속 인물이 하고자하는 말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본질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관객들 앞에 서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어렵다. 내 신념을 굽히고 타협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걸 잘 버티고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철학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넓게 보면 우리 모두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되고 싶다.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연마를 하는 과정이다. 언젠가는 남들도 나를 아티스트라고 말해주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류현경은 “극 속 지젤이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기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다보면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연기를 하는 것이 예술 혹은 본질이지 않을까 한다”면서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누군가 나를 아티스트라고 불러주면 그것도 맞지만 또 아니라고 해도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결론 짓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오는 3월 9일 개봉.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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