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라라랜드’와 ‘문라이트’ 포스터
‘라라랜드’와 ‘문라이트’ 포스터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소동이 펼쳐졌다. 아카데미 시상식 89년 역사상 다시없을 실수이자 해프닝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영예인 작품상이 잘못 발표된 것.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작품상의 영예는 ‘라라랜드’에게 돌아갔다. ‘라라랜드’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은 단상 위에 올라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이내 사회자 지미 카멜이 “작품상 수상작은 ‘문라이트’이다. 거짓말이 아니고 사실이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시상자였던 워렌 비티는 수상자를 호명하기 전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그는 “카드를 열었을 때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해서 카드를 계속 쳐다봤다”고 말했다. 시상자에게 여우주연상 봉투가 쥐어진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모두를 당황했지만 이내 ‘문라이트’ 배우들과 제작진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말했고, ‘라라랜드’ 팀은 급하게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최대 해프닝이었다. 수상작 봉투가 잘못 전달되며 작품상이 번복되는, 아카데미 시상식 89년 역사상 가장 황당한 순간이었다.

사회를 맡은 지미 카멜은 시상식 말미 “내가 시상식을 망쳤다”면서 “이로써 더 많은 이들이 수상 소감을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문라이트’ 제작진 측은 단상 위에 올라와 “꿈에도 나오지 않을 법한 일이 일어났다. 정말 감사하다”며 얼떨떨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문라이트’는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문라이트’는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정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여정을 서정적이고 시적인 영상에 담아낸 작품이다. 각본과 연출 모두 흑인 감독인 베리 젠킨스가 맡았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의 작품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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