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민희 /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페이스북
김민희 /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페이스북
김민희는 지금 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있다. 최악의 불륜설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최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 수 있을까.

김민희가 비상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각)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다. 이로써 김민희는 강수연·전도연에 이어 세계 3대영화제 트로피를 거머쥔 여배우가 됐다. 앞서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씨받이’로 2007년 칸 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6월 김민희는 불륜설의 주인공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을 맺은 홍상수 감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질타를 받았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로 극찬을 받은 그지만 불륜설 이후 그 모습을 감췄다. 그저 풍문만 떠돌 뿐이었다. 김민희의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더 이상 한국에서의 활동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때문에 그의 작업은 당연하게도 홍상수 감독에게 집중될 수 없었다.

그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고민과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당연히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 사진=67회 베를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 사진=67회 베를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기자회견에서 김민희는 “진짜 사랑이 있다면, 진짜 사랑인 거라면 어떤 태도도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알가게 되는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사랑에 대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깊은 혼란과 고민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나이 많은, 심지어 유부남인 영화감독과 최악의 불륜 스캔들로 나락으로 떨어진 김민희. 그는 영화를 통해 자신의 ‘진짜 사랑’에 대한 고민을 풀어냈고 이는 한국 배우 최초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여우주연상 수상 후 김민희는 “상업적인 영화를 하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의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베를린 여우주연상 수상이)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과 함께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3월 국내 개봉이 예정돼 있다. 과연 화려하게 비상한 두 사람이 국내 관객들 앞에도 그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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