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지창욱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현란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백수부터 억울한 죄수, 각성하고 조작된 진실을 파헤치려는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는 지창욱의, 지창욱에 의한, 지창욱을 위한 영화라는 평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극 중 지창욱이 맡은 권유는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게임상에선 치밀한 전략 전술을 구사하는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은 PC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별 볼 일 없는 백수 청년이다. 여느 때와 같이 게임을 하다가 그는 누군가 놓고 간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 휴대폰을 주인에게 갖다 준 뒤 단 3분 16초 만에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미성년자 살인 강간이라는 잔혹한 범죄의 용의자로 몰린다. 영화는 그가 몰락하는 과정을 관객들을 압박이라도 하듯이 휘몰아쳐 보여준다. 권유는 아무런 항변도 하지 못한 채 살인범으로 낙인찍히고 흉악범이 우글우글한 교도소에 들어가고 모진 고초를 겪게 된다. 그의 모습은 처절하고 안쓰럽다.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 권유는 유일하게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는 게임 멤버들을 만나 누명을 벗을 방법을 찾아간다.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젊은이들이 거대 권력이 조작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 팀플레이를 펼친다. 게임 속 리더였던 권유는 현실에서도 탁월한 전략 전술과 리더쉽을 발휘한다.

전작인 tvN ‘더 케이투’에서 강렬한 보디가드 액션을 선보였던 지창욱은 ‘조작된 도시’에서 와이어 액션과 카체이싱, 격투에 이르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고난도 액션을 선보이며 쾌감을 선사하다. “우리나라 액션 연기 1인자라고 생각한다”는 심은경의 말처럼 지창욱은 탁월한 감각을 뽐낸다. ‘조작된 도시’의 포문을 여는 도심 한복판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지창욱은 건물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하강 레펠과 360도 회전 총격신 등을 직접 소화해내며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현란하면서도 오차를 찾아볼 수 없는 근사한 액션은 그가 왜 차세대 액션 배우로 불리는지를 증명한다.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작된 도시’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액션 연기뿐만 아니라 지창욱은 PC방 게임에 몰두하는 백수 청년부터 살인자로 몰리게 된 억울함과 절망감, 그리고 조작된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된 뒤의 분노 등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강한 남성성부터 여린 소년의 모습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고, 상황에 대한 적응력도 탁월한 배우”라는 박광현 감독의 평처럼 지창욱은 첫 스크린 데뷔작에서 인상 깊은 족적을 남겼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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