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시나리오 작가]
영화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비틀스의 음악을 눈으로도 듣자!

어린 시절부터 귀로만 들었던 비틀스를 두 눈으로도 마주하고 싶었다. 때마침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투어링 이어즈’가 개봉했다. 영화 제목처럼 일주일을 8일처럼 살던 그들은 그야말로 열일하는 베짱이들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그들의 흔적을 훑는 장면들이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비쳐졌다.

비틀스의 광팬을 의미하는 비틀마니아였던 유명인들의 인터뷰가 그들의 이야기에 책갈피처럼 톡톡 삽입된다. 우피 골드버그는 비틀스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했다. 문득 나의 청소년기를 지배했던 알베르 카뮈와 유덕화가 생각이 났다. 필자도 그러했다. 친구로 삼고 싶었다. 그들과 공통분모를 만들고 싶었다. 당시에는 그들의 국적인 프랑스와 중국마저도 탐이 났다. 동시대를 살지 않았던 카뮈에 대해서는 더더욱 애틋했다. 만약 동시대를 살았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동네 서점에서 그 누구보다 먼저 카뮈의 신작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비틀스는 유행을 지나 이제 고전이다. 현 시대뿐 아니라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고전의 가치를 그들은 음악으로 몸소 증명한다. 이번 영화를 보며 특히 존 레논의 목소리에 홀리듯 빠진 필자가 충분한 사례가 될 것이다. 영화의 인터뷰에도 나왔듯 비틀스는 모짜르트와 슈베르트와 동급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비틀스의 마지막 공연인 런던 사무실 옥상신은 백미였다. 서로에게 진정 친구였던 그들이 빚어내는 음악은 화면을 흘러나와서 관객들을 짙은 감성으로 물들였다. 그렇게 우리는 비틀스와 친구가 됐다.



[작가 박미영은 영화 ‘하루’, ‘빙우’, ‘허브’의 시나리오. 연극 ‘변학도는 왜 향단에게 삐삐를 쳤는가’의 극본. 그리고 ‘꿈꾸는 초록빛 지구’ 등의 동화를 집필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스토리텔링 입문 강사와 영진위의 시나리오 마켓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정리=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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