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엄태화와 엄태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텐아시아 DB
엄태화와 엄태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텐아시아 DB
최근 충무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엄태화·엄태구 형제가 나선다.

오는 11월 개봉하는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단편 ‘숲’과 독립영화 ‘잉투기’로 괴물신인이라는 감독이란 평가를 받은 엄태화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엄태화 감독은 엄격한 심사 기준으로 15회를 거치는 동안 단 세 편만이 대상의 영광을 누린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지난 2012년 단편 ‘숲’으로 10인의 심사위원 만장일치 대상을 수상하며 떠오른 감독이다. 이듬해 인터넷 공간과 현실을 오가며 이 시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잉투기’로 또 다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신선한 소재에 현실성을 더해 보편적 공감대를 전하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는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걸출한 인물이다.

그가 연출한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큰 파도 앞에 한 남자와 소녀가 나란히 서 있는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한국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가려진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어 나타난다는 판타지적 소재와 소녀 수린과 어른이 된 성민 사이의 감성표현에 집중하며 차별화된 감성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것. 성민 역을 맡은 강동원은 “시간에 대해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른 영화들과 달랐고, 기존에 보지 못했던 굉장히 새로운 시나리오였다”며 ‘가려진 시간’만의 특별함을 전했다.

주목할 점은 그의 동생 엄태구가 이번 작품에도 힘을 보탠다는 점이다. 최근 영화 ‘밀정’에서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으로 송강호에 뒤지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 엄태구는 ‘가려진 시간’에서 성민의 친구 태식 역을 맡았다. ‘숲’ ‘잉투기’에 이어 또 다시 엄태화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단편과 독립을 거쳐 최근 들어 그 저력을 인정 받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가려진 시간’은 더욱 특별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로 불리는 만큼 두 사람의 새로운 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감독 류승완과 배우 류승범은 각자 최고의 감독과 배우로 칭송받고 있다. 여기에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부당거래’ ‘베를린’ 등 함께 감독과 배우로서 최고의 호흡을 선보였다.

11일 진행된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엄태화 감독은 엄태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가족이다 보니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나눌 필요가 없다. 이미 집에서 어떻게 찍을 것인지 이야기를 하고 온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다른 배우들에게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면서 “현장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로 의지가 많이 됐다. 엄태구도 나와 할 때가 가장 편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라고 불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업적을 이룬 분들이라서 비교를 당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열심히 뒤를 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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