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강동원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강동원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강동원이 소년으로 돌아온다. 그가 스무살 어린 소녀와 그리는 감성 판타지는 어떤 모습일까?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어 돌아온 성민 역을 맡았다. 지난해 ‘검은 사제들’에서 선보인 부사제, ‘검사외전’의 매력적인 사기꾼으로 영화를 흥행시킨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을 통해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소년인 캐릭터로 또 한 번 반전을 꾀했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만큼 강동원 역시도 고민이 많았다. 강동원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제일 중요했던 것은 감정선이었다.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리려고 노력을 했다”면서 “연기는 나만 만족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적정선을 찾아가려고 했다. 초반에는 대사 톤을 세 가지로 준비해갔다. 여러 가지를 해보고 괜찮은 톤으로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영화 데뷔 이래로 가장 순수한 캐릭터를 맡은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 보였다. 강동원은 “그런 과정이 있어야 즐겁다. 비슷한 것만 하면 흥미가 떨어진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것이 좋지 않나”고 반문했다.

‘검은사제들’, ‘검사외전’ 그리고 ‘가려진 시간’까지, 강동원은 세 작품 연속으로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시나리오를 제일 중요하다. 신인 감독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감독님을 뵙고 확신이 서면 바로 가는 스타일이다”면서 “감독님이 작품을 제안했을 때 부산에서 ‘검사외전’을 촬영 중이라 감독님이 직접 부산으로 오셨다. 그 자리서 작품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엄태화 감독은 성민 역에 강동원을 제일 먼저 떠올렸다. 엄 감독은 “성민은 몸만 어른이지 아직 소년이다. 소년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배우를 생각했다. 강동원의 전작들을 보면 서늘하기도 하고 서글퍼 보이기도 한다. 풋풋하고 개구쟁이 같은 소년미도 있다”면서 “영화 속 성민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강동원을 신비스럽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굉장히 편하게 대해줬다. 이분이라면 성민을 같이 잘 만들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감독 엄태화,신은수,강동원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감독 엄태화,신은수,강동원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그러나 강동원의 등장은 영화가 시작하고 40분 정도가 지나서야 나타난다. 엄 감독은 강동원 등장에 대해 “봉준화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처음 괴물이 등장했을 때 같은 느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감동적인 짜릿함이 있다. 강동원이 늦게 나오지만 임팩트가 있겠다는 확신을 했다”고 덧붙였다.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신은수는 2002년생으로 강동원과 스무 살 차이가 난다. 그는 무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신은수는 성민을 유일하게 믿어주는 소녀 수린 역을 맡았다. 신은수는 외롭고 순수하지만 때론 대범하고 당돌한 수린을 통해 신인답지 않은 단단한 존재감을 뽐냈다.

강동원은 신은수에 대해 “활동 자체를 처음 하는 친구인데, 너무 잘했다. 준비를 많이 해왔다”면서 “처음 신은수의 사진을 보고 눈이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신은수는 강동원과의 호흡에 대해 “어려웠다. 너무 대선배였다”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괜찮아졌다. 영화 현장이 처음이다 보니까 많이 낯설었는데,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가려진 시간’은 단편 ‘숲’과 독립영화 ‘잉투기’로 괴물신인이라는 감독이란 평가를 받은 엄태화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엄 감독은 “하나의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자와 소녀가 서 있었는데, 갑자기 성인이 된 소년과 그를 믿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믿음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강동원과 신은수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강동원과 신은수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첫 상업영화 데뷔작을 연출한 만큼 부담감도 컸다. 그렇지만 엄 감독은 “이전에는 독립영화를 연출해서 예산이 부족했다. 배우와 온전하게 소통할 수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걱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배우하고만 소통을 하려고 했다. 나만 잘하면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영화 ‘밀정’을 통해 존재감을 뽐낸 엄태구와 형제 사이인 그는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라고 불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업적을 이룬 분들이라서 비교를 당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열심히 뒤를 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강동원은 “이런 영화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 힘든 점도 많았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했다. 너그럽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가려진 시간’은 오는 11월 개봉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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