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밀정’, ‘매그니피센트7’, ‘벤허’, ‘드림쏭’, ‘메카닉:리크루트’, ‘카페 소사이어티’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UPI 코리아, (주)팝엔터테인먼트, (주)시네마리퍼블릭, 제이앤씨미디어그룹, CGV아트하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밀정’, ‘매그니피센트7’, ‘벤허’, ‘드림쏭’, ‘메카닉:리크루트’, ‘카페 소사이어티’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UPI 코리아, (주)팝엔터테인먼트, (주)시네마리퍼블릭, 제이앤씨미디어그룹, CGV아트하우
올 추석 극장가에도 풍년이 들었다. 한자리에 모인 어르신들까지 만족시킬 역사 영화와 조카들을 잠재울 애니메이션부터 모처럼 찾아온 황금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싶은 연인들과 솔로들의 취향을 저격할 액션·로맨스 영화가 극장에 기다리고 있다.

온 가족이 같이 보기 무난한 영화로는 지난 7일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를 눈여겨볼 만 하다. 전체관람가에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 국사 수업에서 들어본 조선 시대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어른들이 보기에도, 아이들이 보기에도 편하다. 역사 공부는 덤이다. 극중 대동여지도를 둘러싼 김정호 선생(차승원)과 흥선대원군, 세도가 안동 김씨의 갈등은 현 사회에서 기득권을 놓고 벌어지는 상위 계층과 서민들의 삶과도 닮아있어 영화가 끝난 직후에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같은 날 재개봉한 ‘포레스트 검프'(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도 온 가족을 위한 추천 영화다. 가족애와 사랑이 담긴 대표적인 영화로, 지능은 조금 부족하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의 편견을 딛고 성공하는 소년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조망했다. 주옥 같은 대사들이 빛나는 작품으로, 각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온 명대사나 명장면은 무엇인지 이야기꽃을 꽃피워 볼 수 있다.

굳이 전체관람가이지 않아도 된다면, ‘밀정'(감독 김지운)도 주목할 만 하다. ‘밀정’은 1920년대 말을 배경으로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일제강점기를 겪었던 아픔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정서로, 그 시절의 역사와 독립을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해야 했던 의열단원의 활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할리우드 대작을 리메이크한 작품들도 추석 연휴 전야인 지난 13일에 연이어 개봉했다. ‘매그니피센트 7′(감독 안톤 후쿠아)과 ‘벤허'(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그 주인공이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60년에 제작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영화로 무법자 7인의 격돌을 그렸다.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크리스 프랫·에단 호크를 비롯한 할리우드 배우뿐만 아니라 이병헌도 출연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복수를 그린 영화다. 1959년 원작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리메이크다. 3시간 42분에 달하던 상영시간을 2시간 3분으로 압축해 전개가 한층 빨라졌다.

극장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확장판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이 지난 13일 확장판으로 돌아왔다. 특히 오는 15일은 인천상륙작전 66주년을 맞은 날이어서 영화의 의미를 더 한다. 확장판 ‘인천상륙작전: 익스텐디드 에디션’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끌었던 해군첩보부대와 켈로 부대원들의 긴박한 첩보전 이외에 숨겨진 영웅들의 활약상이 추가될 예정이다. 극 중 김일성의 비서인 정선실(정경순)의 정체와 맥아더 장군이 도쿄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만나는 장면이 추가됐다. 상영시간은 기존보다 31분 늘어난 141분이다.

조카들을 몇 시간 동안 만이라도 잠재우고 싶다면, 어린이들 위한 애니메이션 또한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지난 7일 ‘거울나라의 앨리스'(감독 제임스 보빈), ‘장난감이 살아있다'(감독 후안 호세 캄파넬라), ‘달빛궁궐'(감독 김현주)가 연이어 개봉했다. ‘달빛궁궐’은 국내 최초로 궁궐에서 겪게 되는 열세 살 소녀의 판타지를 그린 작품으로 우리 전통 문화를 친숙하게 알려줄 수 있어 에듀메이션으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신작으로는 14일(오늘) 개봉 예정인 ‘드림쏭'(감독 애쉬 브래넌)이 있다.

액션이나 로맨스 영화는 온 가족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제약에서 좀 더 자유로워 꿀연휴를 즐기고 싶은 연인이나 솔로에게 추천하는 장르다. 추석에 볼 만한 액션 영화로는 ‘메카닉: 리크루트'(데니스 간젤)이 있다. ‘메카닉: 리크루트’는 업계 최고의 살인 기술자인 킬러 아서 비숍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리얼한 액션을 선보이기로 정평이 난 배우 제이슨 스타뎀의 활약상이 관전 포인트다.

로맨스와 서사의 거장 우디 앨런의 ‘카페 소사이어티’도 14일(오늘) 개봉한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미국 화려했던 사교계를 일컫는 말로, 뉴욕 남자 바비와 할리우드 여자 보니의 로맨스를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영화의 로맨틱함을 배가하는 우아한 재즈 선율이 더해져 96분 동안 1930년대로 꿈 같은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세계적인 디자이너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 ‘싱글맨’도 상영관은 찾기 힘들지만 추천할 만 하다. 촬영하면서 서로를 젤리빈, 롤리팝으로 불렀다는 배우 콜린 퍼스와 니콜라스 홀트의 로맨스를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로 즐길 수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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