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영화 ‘덕혜옹주’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덕혜옹주’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가 올 여름 극장가에서 벌어진 ‘천만 관객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덕혜옹주’는 2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16.3%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인천상륙작전’(15.4%)과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8.6%)의 예매율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흥행 청신호를 켠 ‘덕혜옹주’는 올 여름 스크린 흥행대전의 새로운 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역대 천만관객을 넘었던 영화 중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다. 약 1,7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명량’을 비롯해 ‘국제시장’(약 1,425만 명) ‘암살’(약 1,270만 명) ‘광해: 왕이 된 남자’(약 1,231만 명) ‘왕의 남자’(약 1,230만 명) ‘태극기 휘날리며’(약 1,174만 명) 등이 조선사·근현대사를 활용해 1,000만 명 관객을 극장으로 불렀던 영화들이다. 지난 7월 27일 개봉해, 300만 관객을 돌파한 ‘인천상륙작전’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천만관객을 넘은 역사 소재 영화들은 극적인 사건을 통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덕혜옹주’는 왕족마저 참혹하게 짓밟혔던 일제강점기, 우리의 아픈 역사와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덕혜옹주의 일생을 통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제 강점기를 포함한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충분히 전 세대가 사랑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덕혜옹주’의 흥행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영화 ‘덕혜옹주’ 손예진·박해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덕혜옹주’ 손예진·박해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손예진·박해일의 연기력 또한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극 중 손예진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비운의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를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실존 인물을 표현해야 하지만, 손예진의 연기는 과하지 않다. 담담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로 손예진은 관객들의 마음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평생 덕혜옹주를 지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의 박해일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청년의 모습부터 광복 이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덕혜옹주의 귀국을 위해 노력하는 노(老) 기자의 모습까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손예진·박해일의 연기는 관객들이 ‘덕혜옹주’와 시대적 배경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사람의 뛰어난 연기력은 마지막 황녀의 한(恨)과 우리 민족이 겪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 되새겨보게 한다.

과연 ‘덕혜옹주’가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등 스펙터클한 액션 신들을 앞세운 블록버스터들과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이슨 본’ 등의 외화 사이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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