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상반기 스크린에서 활약한 아역배우 / 사진제공=NEW,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필라멘트픽쳐스
상반기 스크린에서 활약한 아역배우 / 사진제공=NEW,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필라멘트픽쳐스
그야말로 아역 전성시대다. 2016년도 상반기 극장가는 아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화제의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과 ‘아가씨’(감독 박찬욱)에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명품 아역, 김환희와 조은형이 있었다. 두 사람은 흠잡을 곳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욱이 두 영화 모두 파격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기에, 극 중에서 열연을 펼친 김환희와 조은형의 정신 건강을 관객들이 걱정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있을 정도였다.

영화 ‘곡성’ 김환희 /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곡성’ 김환희 /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곡성’에서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 역을 맡은 김환희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발작을 일으키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대는 모습이나 종구를 노려보며 “뭣이 중헌디”를 부르짖는 모습 등 김환희가 ‘곡성’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정말 귀신에 들린 것이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강렬하다. 특히, 김환희는 온 몸이 뒤틀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6개월 간 안무가로부터 훈련을 받는 노력을 들였다.

‘곡성’ 나홍진 감독은 김환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김환희는 촬영할 때마다 모든 스태프가 감탄했었다. 정말 놀라운 배우”라면서 “김환희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네가 뒤처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던 것을 말했다.

영화 ‘아가씨’에서 어린 히데코 역을 맡은 배우 조은형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영화 ‘아가씨’에서 어린 히데코 역을 맡은 배우 조은형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조은형은 ‘아가씨’에서 어린 히데코 역을 맡아 신비로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극 중에서 조은형은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에게 학대를 당하는 모습이나, 그가 없을 때 하녀들을 날카롭게 대하는 모습 등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박찬욱 감독은 “기존 시나리오에서 어린 히데코를 5세, 8세, 10세로 구분해서 캐스팅할 계획이었으나 조은형을 본 뒤 혼자 모든 연령층의 연기를 해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캐스팅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조은형은 최근 텐아시아와 만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연기가 재미있다”며 “앞으로 완벽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것”이란 당찬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가씨’를 통해 관객들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그는 김명민·변요한 주연의 영화 ‘하루’(가제)에 캐스팅돼 연기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개봉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에도 김혜수·마동석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아역배우가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어린 천송이 역을 맡았던 김현수가 그 주인공. 김혜수는 “김현수는 트레이닝된 연기가 아닌 진짜 자기의 것을 보여주는 연기자다. 자기가 이해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이밖에도 ‘우리들’의 최수인,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의 김향기 ‘비밀은 없다’의 신지훈·김소희 등이 성인 연기자 버금가는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영화 ‘부산행’ 김수안 / 사진제공=NEW
영화 ‘부산행’ 김수안 / 사진제공=NEW


오는 20일 또 한 명의 ‘명품 아역’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김수안이다. 김수안은 ‘부산행’에서 재난 상황에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석우(공유)의 딸, 수안으로 분한다. 연상호 감독은 김수안의 연기에 반해 초기 시나리오에서 아들이었던 석우의 자녀를 딸로 고치는 정성을 들였다.

더 이상 ‘아역 배우’는 어른의 자녀,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배우를 뜻하지 않게 됐다. 단지 성인 연기자들에 비해 나이가 어릴 뿐, 한 명의 연기자로서 어른들과 호흡을 맞추고,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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