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스타워즈
스타워즈
공개날짜: 11월 16일(수) 오후 4시 30시
공개장소: CGV 왕십리
감독: J.J. 에이브람스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12월 17일(목)

줄거리: 악당 카이로 렌(아담 드라이버)은 사라진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를 찾을 단서를 손에 넣기 위해 저항군의 마을을 습격한다. 이 과정에서 홀로 빠져나온 드로이드(로봇) BB-8은 부랑자로 살아가던 레이(데이지 리들리)를 만나게 된다. 한편 스톰트루퍼(제국군의 주력보병)로 길러진 핀(존 보예가)은 ‘퍼스트 오더’의 잔인함에 환멸을 느끼고 군대를 이탈한다. 우연히 한 배를 타게 된 레이와 핀, BB-8 앞에 과거의 영웅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리뷰: ‘빰빠바~ 빠바밤 빰빠~’ 귀에 익은 멜로디에 심박수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이어 ‘옛날 옛적 먼 은하계에선(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자막이 떠오르자 혈관 속 피가 뜨거워진다. 이런 걸 두고 심장이 기억한다고 하는 걸까. 올드팬들에게 ‘스타워즈’는 그런 영화다. 이성보다 감성이 먼저 반응하는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1983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에서 30년이 지난 시점을 그린 작품. 올드팬들이라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다. 왜 안 그렇겠나. 한 솔로(해리슨 포드)와 추이가 모습을 드러낼 때, 레아 공주(캐리 피셔)가 등장할 때, 그리고 루크 스카이워커가 베일을 벗을 때…올드팬들은 스크린 너머, 과거 ‘스타워즈’가 품었던 포스들을 모조리 소환해 낼 게 자명하다. 이젠 노년이 된 과거의 영웅들 앞에서 자신의 지나간 시간도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니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본다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함께 향유하는 것이다. 추억의 힘은 강하고, 그 힘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진짜 포스로 작용한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어쩌면 나오지 않는 게 좋았을) 프리퀄 3부작(에피소드 1~3)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근사한 귀환이다. J.J는 영화 곳곳에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 4~6)에 대한 오마주를 심어뒀다. 올드팬들의 마음을 후들거리게 할 장면이 수두룩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보는 맛도 좋다.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드로이드 BB-8은 원작의 인기 드로이드 R2-D2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시리즈를 새롭게 이끌어 갈 주역인 레이와 핀의 호흡도 좋다. 여성캐릭터와 흑인을 주연으로 내세운 것을 두고 일부 팬들의 과격한 반대가 있었지만, J.J 감독은 결과물로 그러한 우려는 지워버린다.

그에 반해 액션과 감정선이 듬성듬성한 후반부가 전체 완성도를 갉아먹은 느낌이 없지 않다. 악당 캐릭터의 약한 포스도 걸리는 부분. 이 영화에서 스톰트루퍼들은 상당히 게으른데, 일견 제대를 앞둔 말년병장 같은 느낌마저 든다. ‘다크사이드’의 새로운 악당 카이로 렌의 매력이 다스베이더보다 떨어지는 것도 이번 편에서는 아량을 지니고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다음 편으로 가는 길목이니 어쩔 수 없었나 싶으면서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스타워즈’다. 그리고 에이브람스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진짜 성과는 다음 시리즈로 가는 포석을 확실하게 깔아줬다는 점이다. J.J. 에이브람스가 누구인가. 자타공인 ‘떡밥의 제왕’ 아닌가. 원작 팬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동시에 다음 편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떡밥을 한 가득 선사한다.

J.J. 에이브람스가 공언한 “기존 시리즈를 공부하지 않아도 내용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재고가 필요하다. 전작을 몰라도 관람을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영화의 매력 10중에 6만 취하는 셈이다. 이 영화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실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스포일러가 될까 밝힐 수 없지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는 이전 시리즈와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부분이 많다. 과거 인물들의 관계와 사연을 알고 있어야 현 세대 인물들 관계의 역전과 그 깊이를 흥미롭게 음미할 수 있다. 더 많은 포스를 느끼고 싶다면 오리지널 3부작을 꼭 보고 가시라! 철 지난 영화라 촌스러울 것 같다고? 지금 봐도 재미있다. 괜히 명불허전이겠는가.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5점

TEN COMMENTS, 덕력에 따라 재미는 달라지리니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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