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포스터.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포스터.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포스터.

한때는 왕의 밀명을 받던 특사였으나 지금은 외딴 섬에서 유배 중인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김명민). 그러던 중 파트너 서필(오달수)를 통해 조선 전역에 다시 불량은괴가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한편으론 어린 소녀가 자신의 동생을 찾아달라며 매일 찾아온다. 탐정의 촉을 세운 김민은 유배지를 이탈해 불량은괴 유통사건과 행방불명 된 소녀의 동생을 찾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묘령의 여인 히사코(이연희)와 엮이게 된다. 12세 관람가, 11일 개봉.

10. 김명민 오달수 콤비의 활약을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 ? 관람지수 7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틸.

농담인 줄 알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으레 던지는 말로만 생각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나오는 소문 중 하나로만 여겼다. 분명 4년 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정말 돌아왔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다. 흥행이 곧 속편 제작을 부르는, 할리우드에서는 흔하디흔한 일이지만, 국내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형보다 나은 아우’를 만난다는 게 쉬울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간 수없이 봐 왔으니까. 그래도 명탐정 콤비가 돌아온 건, 분명 반길 일이다.

‘조선명탐정2’는 오프닝부터 소위 ‘먹고’ 들어간다. 전편의 코믹함을 그대로 잇고, 전편보다 스케일이 더 커졌다는 것을 짧은 오프닝만으로 확실하게 보여준다. 김민과 서필 콤비의 활약은 오프닝만으로도 전편 이상일 거라는 확신을 품게 한다. 실제로 영화 내내 김명민 오달수 콤비의 앙상블은 더할 나위 없다. 그 호흡이 스크린 밖에서도 보일 정도다.

캐릭터는 분명해졌다. 천재와 허당을 오가는 명탐정 김민과 그의 조력자 서필은 ‘콤비’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또 만담에 가까운 티격태격 말싸움은 이들 콤비만의 매력을 더했다. 40대 배우의 콤비지만 은근 귀엽다. 국내산 명탐정 프랜차이즈에 대한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셜록과 왓슨처럼.

김민과 서필 못지않게 중요한 인물은 여자 캐릭터 히사코다. 출연 분량을 떠나 강렬한 임팩트가 보장된 캐릭터다. 전편의 한지민처럼. 이번엔 그 자리를 이연희가 차지했다. 전편의 한객주와 마찬가지로 묘령의 여인이다. 여기에 기모노가 더해졌다. 특히 섹시, 청순, 카리스마 등 등장할 때마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솔직히 가능할까 싶었다. 어쩌면 ‘조선명탐정2’의 가장 큰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법 잘 어울렸다. 특히 이연희의 미모는 극 중 김민 뿐만 아니라 관객들마저도 홀릴 만큼 뛰어났다. 이연희만의 목소리 톤도 잘 맞아 떨어졌다. 다만 섹시는 부족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이연희와 섹시의 거리는 한참 멀었다. 그래도 한지민과는 분명 다른 매력을 전했다.

그리고 ‘조선명탐정2’만의 히든카드는 조관우와 황정민이다. 팔세토 창법의 바로 그 조관우다. 극중 그의 역할은 조악사. 어설픔 속에 포악함을 감추고 있는, 작은 반전을 지닌 인물이다. 얼핏 보면 그가 조관우인지도 모를 수 있다. 그만큼 뛰어난 연기를 자랑했다. 사쿠라 역을 맡은 황정민은 서필 오달수와 앙상블을 이룬다. 웃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는 코믹한 커플이다. 설명으론 부족하다. 직접 보면 안다.

‘조선명탐정’만의 잔재미들도 골고루 포진돼 있다. 각종 발명품도 허투루 등장하지 않는다. 극 중 상황과 잘 어우러지면서 꼭 웃음을 동시에 안긴다. 또 예능, 시트콤 등을 연출했던 김석윤 감독만의 감각은 배우들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곳곳에 드러난다. 그리고 전편처럼 아기자기한 맛도 있으면서 하늘을 날고, 폭탄이 터지는 등 시원한 장면들도 포함했다. 무엇보다 이야기도 간결해지고, 명확해졌다. 김명민의 말처럼, 이야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시리즈의 탄생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제공. 청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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