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나의 독재자, 국제시장
인터스텔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나의 독재자, 국제시장
인터스텔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나의 독재자, 국제시장

극장가에 ‘부성’이 흘러 넘치고 있다.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인터스텔라’를 비롯해 지난달 30일 개봉한 ‘나의 독재자’, 20일 개봉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12월 개봉 예정인 ‘국제시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근 스크린에 부성애를 담아낸 영화들이 연이어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아버지가 있는가하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독일로 떠난 광부 아버지가 있다. 남의 가정에 아빠 노릇을 해주는 일을 시작한 아버지도 있다. 저마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가족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바타’, ‘겨울왕국’에 이어 외화로 세번째 1,000만 관객 돌파가 기대되는 ‘인터스텔라’는 SF장르 안에 가족 이야기, 특히 아버지의 부성애를 담아 냈다. 지구를 떠나야 하는 운명에 처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우주로 떠나는 전직 우주선 조종사 쿠퍼(매튜 맥커너히)의 위대한 모험 뒤에는 자신의 어린 아들과 딸을 살리고 싶다는 뜨거운 사랑이 있다.

초반 쿠퍼가 자식들과 보내는 시간은 마치 그를 우주로 보내기 위한 계기에 지나지 않는 듯 하지만, 위기의 순간 쿠퍼의 부성애는 놀라운 이야기로 다시 등장한다. ‘인터스텔라’는 성간 여행에 관한 놀라운 이론들과 이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그래픽 기술이 관전 포인트이지만, 무엇보다 인류를 구한 영웅 쿠퍼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기적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있다.

20일 개봉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아빠 렌탈 사업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명문대 출신이지만 하는 일 마다 실패하며 10년째 백수 생활 중인 태만(김상경). 생활력 강한 지수(문정희)에게 잔소리만 듣는 아빠를 보다 못한 딸 아영(최다인)은 학교 나눔의 날 행사에 ‘아빠를 내놓겠습니다’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아영은 아빠가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인터넷 중고나라 카페에 태만을 빌려준다는 글을 올리고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던 태만은 아빠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고, 절친 승일(조재윤)과 함께 ‘아빠 렌탈 사업’을 시작한다.

가족들은 아빠 렌탈 사업을 통해 ‘아무 짝에도 쓰잘 데 없는’ 사람인줄 알았던 아빠가, 10년째 백수인 남편이 그렇게도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인지 꼭 뒤늦게 깨닫는다. 아빠의 부재로 태만을 따르는 미연(채정안)의 아들, 미혼모로 출산을 위해 아빠가 필요한 연희(남보라), 아빠를 원망하면서도 사랑이 그리운 보미(방민아) 등의 사연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찡하다. 황당한 사업 아이템만큼이나 황당한 사연들이다. 하지만 김상경, 즉 태만이 그 사연 속으로 한 발 들어가게 되면서 공감과 울림을 안긴다.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와 그런 아버지 덕에 인생이 꼬여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했다. 설경구가 극단의 잡일을 도맡아 하는 삼류 배우지만, 아들에게만은 자랑스런 아버지이고 싶은 성근 역을 맡아 가장 위대한 연극의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영화는 전반부 1970년대 순박한 무명의 연극배우 시절모습을 시작으로 외모를 다듬고 제스처를 연기하며 점차 독재자로 변화해가는 젊은 성근(설경구)의 모습, 후반부 1990년대 스스로를 김일성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성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자신을 김일성이라 믿게 된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꼬여버린 아들 태식 역을 맡아 속물근성 가득한 캐릭터로 돌아온 박해일의 모습이 공개되어 설경구와 박해일의 첫 부자연기 호흡과 특별한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2009년 ‘해운대’로 1,145만을 동원했던 윤제균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 현장에서 피란민의 모습과 1960년대 일자리를 찾아 독일로 떠난 파독 광부들 1970년대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의 긴장감 넘치는 상황 등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너는 내 운명’부터 ‘신세계’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독보적인 연기력을 과시해온 황정민이 한국전쟁 때 헤어진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덕수로 분해 아버지들을 대변한다. 황정민은 “70회 차 넘게 3개국 체코, 한국, 태국까지 거쳐서 한 남자의 인생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촬영했다”며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의 세대가 얼마만큼 노력하고 고생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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