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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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해고 되었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앞둔 선희(염정아)를 비롯해 싱글맘 혜미(문정희), 청소원 순례(김영애), 순박한 아줌마 옥순(황정민), 88만원 세대 미진(천우희) 등은 ‘더 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웃는 얼굴로 일하던 이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노조의 ‘노’자도 모르고 살았던 그녀들이 용기를 내어 서로 힘을 합치고, 회사에 대응한다. 한편, 선희의 아들 태영(도경수)은 수학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태영 역시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12세 관람가, 13일 개봉.

10. 우리 주변의 이야기, 웃고 즐길 수 있는 상업영화 ∥ 관람지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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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는 비정규직을 다룬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노동영화’라고 부른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더 마트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 위기에 놓이고, 이들이 노조를 만들어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대응한다. 9시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사건 사고다. 그렇다고 굳이 노동영화라고만 한정 지을 필요는 없을 듯싶다. ‘카트’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조, 투쟁 등이 중심이긴 하지만, 이 안에는 따뜻한 인간미는 물론 웃음도 가득하다. 웃고 즐기면서 감동도 머금고 있는 상업영화다.

더 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상은 매일 똑같다. 항상 친절, 친절, 또 친절이다. 온갖 잔소리를 꿋꿋하게 이겨낸 선희는 정규직 전환을 약속 받았다. 기쁜 마음에 아들 태영의 핸드폰을 바꿔주겠노라고 호언장담까지 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 정책이 바뀌었다. 몇 년간 일해 온 직장에서 나가라는 통지. 모든 꿈이 산산조각이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노조’를 만들었다. 이들과 돈독한 관계였던 ‘정규직’ 동준(김강우)이 힘을 더한다. 그리고 파업을 시작한다.

‘카트’는 이 과정을 무겁게만 그리지 않았다. 경쾌하고, 밝다. 그리고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꽃도 피어난다. 마치 처음 경험하는 파업이 재미있다는 듯. 그래서 더 큰 울림을 안긴다. 리쌍의 노래 가사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처럼, 이들의 웃음이 마냥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란 것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영화로서 재미를 갖추면서도, 이들의 아픔과 감정을 놓치지 않고 잘 담아냈다. 웃음 속에 전해지는 아줌마들의 사연은 마음을 울린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이들의 눈물에 두 손 모아 응원하게 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거란 것을 알면서도. 정규직도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매한가지다.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최과장(이승준)도 ‘까라면 깔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 역시 생활비를 벌어야 하니까.

배우들의 열연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황정민, 천우희 등 주요 인물은 물론 그 외에 모든 노동자들도 누구 하나 튀지 않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 엄마 그리고 마트 노동자였다.

태영과 수경(지우)는 이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편의점 아르바이르라는 비정규직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고교생에 맞는 풋풋함도 엿보인다. 선희와 태영, 모자 사이이 일으키는 ‘찡’함이 가슴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특히 처음 연기를 경험한 도경수(‘카트’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보다 앞서 촬영한 작품이다.)는 극 중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인지는 이 한 편만으로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카트’에서 태영은 곧 도경수였고, 도경수가 태영이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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