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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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고니의 DNA를 물려받은 ‘대길’(최승현)은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의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배신이 판을 치는 노름판에서 우사장(이하늬)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순간의 판단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대길은 우연히 고니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을 만나 새로운 타짜의 세계에 눈을 뜬다. 첫사랑 허미나(신세경)와 재회한 대길은 사채업자 동식(곽도원)과 전설의 타짜 아귀(김윤석)를 연이어 만나며 목숨 줄이 오가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정시우: 티오피와 쌍년, 그리고 강형철 ∥ 관람지수 7
타짜2 리뷰
타짜2 리뷰
성공한 작품의 속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 전편의 느낌을 그대로 차용한다. 다른 하나, 완전히 다른 속편을 만든다.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은 후자다. 1편 최동훈 감독과는 연출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강형철 감독에게 메가폰이 넘어갔을 때 이미 예고됐던 바다. 그러니 이 영화를 맛있게 음미하려면 전작의 흔적을 찾으며 일일이 비교하는 것보다, ‘타짜2’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게 여러모로 이롭다. 전작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타짜2’는 근사한 속편이다. 그럼에도 최동훈의 ‘타짜’와 다른 느낌의 ‘타짜2’는 용인할 수 없다면, ‘타짜1’ 다시 보기를 권한다.

호오를 차치하고 강형철 감독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은, 그러니까 기대 이상의 성과물을 보여 온 감독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표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전작 ‘과속 스캔들’과 ‘써니’의 흥행은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강형철 감독은 여러 세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영리하게 배치해 낼 줄 아는 연출자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는 보기에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만들기 어려운 영화였다. 일상적인 소재와 인물만으로 대중을 긴 시간 스크린에 잡아 두는 건 굉장히 공력이 드는 일이다.

‘타짜2’는 이러한 강형철의 장점이 고스란히 체화된 영화다. 전편의 이야기를 흡수하되, 그 위에 강형철의 인장을 강하게 박았다. 이야기의 기둥은 배신과 복수가 감싸고 있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유머를 잊지 않는다. ‘써니’에 사용했던 나미의 ‘빙글빙글’이 중요한 시퀀스에서 튀어나오는 순간에는 강형철의 ‘타짜스러운’ 승부사 기질도 보인다. 많은 캐릭터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던 ‘써니’에서의 솜씨는 이번에도 그 위력을 발휘한다.

코미디가 강하다고 해서 도박영화 특유의 ‘쪼는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방대한 이야기가 집약되는 과정에서 강형철 감독은 플래시백을 활용한 교차 편집으로 관객의 집중력을 유도한다. 리드미컬한 편집은 전작 최동훈 감독의 특기이기도 한데, 강형철 감독 역시 자신만의 특징이 묻어나는 편집으로 극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CF 혹은 애니메이션 기법들이 재기발랄하다.

그러나 ‘타짜2’는 ‘타짜1’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가벼운 결과물’ 같다. 이 영화는 잔재미로 가득하지만 극 전체의 완성도가 조금 더 있어 보이게 할 만한 묵직한 한방이 부족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극에서 얻는 감성이 쉽게 휘발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시간 반 동안 낄낄 거리며 보고 즐기기엔 좋지만, 오랜 시간 기억될 작품으로 남기엔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다. 주인공 대길을 움직이는 명분도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타짜2’를 만끽하기 위해 고스톱 룰을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피하지는 못한다. 사전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지만, 룰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등장인물들의 심리전에 온전히 동참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타짜2’는 관객이 흥미로워할 부분을 정확히 공략할 줄 아는 영화다. 강형철 감독 자신이 가장 잘 휘두를 줄 아는 패를 쥐고 판을 흔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출연 배우 하나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전편에 비해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개개인의 합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좋다. 많은 이들이 반대에 부딪혔던 최승현의 캐스팅도 논란을 피해간다.

강형철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시리즈 3, 4편을 어느 감독이 연출할지는 모르지만 각 편들에 감독의 개성이 잘 녹아있는 최고의 명품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나쁘지 않다. 3편을 볼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고!’

*2eyes① ‘타짜-신의 손’, 강형철은 강형철이다,를 보시려면 클릭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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