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은 지난 2009년 9월 1일 위암 투병 끝에 37세 이른 나이로 사망했다. 장진영은 지난 2008년 9월 갑작스럽게 위암이 발병한 후 치료를 계속했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치료와 요양을 시작했지만 병은 더 악화됐다. 하지만 장진영은 밝은 모습을 보였으며 남편 김영균 씨와 결혼식을 올려 감동을 주기도 했다.
장진영의 아버지 장길남씨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그해 딸의 모교인 전주중앙여고에 5000만원을 기탁해 장진영장학회를 설립했다. 전북대학교에도 2012년 7월 1억원을 기부해 장학금이 운영되고 있다. 또 2011년 5월에는 전북 임실에 장진영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장진영은 지난 1993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으로 선발됐다. 모델로 활동하던 장진영은 지난 1997년 드라마 ‘내 안의 천사’에서 권오중(박남현 역)의 상대역인 공대 대학원생 안소연 역으로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같은 해 KBS 일요아침드라마 ‘오늘은 왠지’, 단막극인 MBC ‘베스트극장’, KBS ‘드라마 스페셜’,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SBS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나갔다.
이후에도 MBC 주말연속극 ‘마음이 고와야지’에 선우용녀(강진진 역)의 셋째 딸 이현지 역으로, MBC 수목드라마 ‘수줍은 연인’에서 감우성(최명일 역)의 약혼녀인 초등학교 교사 강은혜 역으로, KBS 시트콤 ‘싱싱 손자병법’, MBC 미니시리즈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1999년에는 주영훈과 함께 KBS 시사 패러디 프로그램 ‘시사터치 코미디파일’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같은 해 장진영은 영화 ‘자귀모’(1999)로 영화계에 첫 발을 디디면서 스크린의 여신으로의 행보를 시작했다. 다음 작품인 ‘반칙왕’(2000년)에서는 그녀는 장항선(장칠삼 관장 역)의 딸이자 트레이너인 장민영 역으로 출연했고, ‘싸이렌’(2000년)에는 신현준(임준우 역)의 연인 하예린 역으로 출연했다.
장진영은 이후 2001년 김명민과 함께 출연한 윤종찬 감독의 영화 ‘소름’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진영은 아이를 잃어버리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줄담배를 피워대는 피폐한 여자 선영 역을 열연,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디렉터스 컷 올해의 여자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판타스포르투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호러퀸’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장진영은 다음 작품인 로맨스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2002년)에서 이정재(이진수 역)의 상대역인 강연희를 연기하며 멜로 연기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김하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멜로 영화 ‘국화꽃 향기’(2003년)에서는 박해일(서인하 역)의 상대역으로 아이를 낳고 죽음을 맞는 위암 환자 민희재를 연기해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싱글즈’(2003년)에서 그녀는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는 디자이너 나난 역을 맡아, 일과 사랑에 있어서 수없이 고민하고 실패하면서도 좌절 않고 나아가는 모습을 연기해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이 작품으로 그는 ‘소름’에 이어 다시 한 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장진영은 ‘소름’의 윤종찬이 감독을 맡은 ‘청연’(2005)에서 일제 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장진영 분)으로 변신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06년에는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김승우(영훈 역)의 상대역인 술집 여자 연아 역으로 출연해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 황금촬영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장진영은 이후 2007년 120억원이 투입된 SBS의 블록버스터 드라마 ‘로비스트’의 주연으로 8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송일국, 한재석, 허준호, 김미숙 등이 출연한 이 작품에서 장진영은 아버지와 언니를 잃고 복수를 위해 무기 로비스트가 된 마리아 유를 연기했다. 장진영의 드라마 컴백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결국 그녀의 유작이 됐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국화꽃향기’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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