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오빠들로 더욱 뜨거워진 여름이다. 브라운관도 스크린도 오빠들이 꽉꽉 채우고 있다. 돌아온 오빠들이 쌓인 세월만큼의 관록으로 떵떵거리고 있는 반면, 풋풋하여 더없이 아름다웠으나 어딘지 어리숙한 연하남들은 오빠들의 위세에 잠깐 주춤하는 처지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셀레브리티 뉴스의 가치를 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활기, 지혜와 신뢰를 줄 수 있는 안내(guide)로 꼽았다. 그런 면에서 존재 자체로 묘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약한 숙명을 지닌 연하남들보다 긴 세월을 우리와 함께 살아 교훈적인 영감마저 제공해줄 수 있는 든든한 오빠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셀러브리티다. 물론, 이 자리에서 꼽게 된 오빠들은 그들 중에서도 최고의 오빠들이다.

'군도' 강동원
'군도' 강동원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군도)에서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선사하는 여운은 상당하다. 이 영화를 감상한 모든 이가 동의한 것은 강동원이라는 피사체를 향한 감독의 열렬한 애정이다. 그만큼 스크린 속 강동원은 원없이 아름답다.

‘군도’가 강동원에게 각별한 것은 그의 군 전역 이후 복귀작이자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와는 상당히 다른 결감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다. 강동원은 그의 캐릭터 조윤의 감정을 놓고 윤종빈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끝없이 대화했다. 윤 감독에게도 이 캐릭터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늘상 작품에서 보여준 악역에 대한 연민에서 짐작가능하다. 전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윤 감독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비중있게 그린 것에 이어 ‘군도’에서 역시 조윤이 악으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유를 아버지에서 제시한다. 내레이션은 물론, 아역까지 동원하여 조윤의 감정을 차곡히 쌓아가는 것에 공들였고, 그 정점의 무수한 연속을 강동원이 완성했다.

또 강동원은 ‘형사’에 이어 또 다시 액션에서 상당히 강점을 지닌 배우라는 점을 입증하게 됐다. ‘군도’를 통해 드러난 강동원의 액션 풀샷은 춤을 추듯 우아하고 깃털처럼 가벼우며 치명적인 아름다움까지 지녀 캐릭터를 온전히 상징하는 신으로도 활용되었다.

영화 속에서 악인에서 연민을 느끼는 것은 흔하지만, 연민에 이어 아름다움까지 지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 강동원은 조윤의 서늘한 아름다움을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그의 비주얼 신이 중요한 것은 조윤이 군도 패거리의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외적으로 최대한의 반전을 선사해야 했는데, 클로즈업은 물론 풀샷에서 그가 등장하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는 ‘비주얼’들로 가득하다.

모든 것을 이미 갖춘 듯한 인상의 강동원은 그러나 현장에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유명하다. 한재덕 PD는 “가까이서 지켜본 강동원은 노력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는 배우였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은 물론 들어간 이후 액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한 번 더’라고 말하는 그는 그야말로 심하게 노력했다”라고 말했다.한 PD 마저도 강동원의 매력에 설득당했다며, “여리여리한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내면에는 ‘진짜 사나이’의 기운이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그런 남성적인 기운으로 맹렬히 임하더라”라고 전했다. 강동원이 가진 모든 완성도는 실은 노력의 산물이었다는 말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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