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
인간중독


베트남전 영웅이지만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김진평(송승헌)과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지닌 ‘내조의 여왕’ 이숙진(조여정). 어느 날 경우진(온주완) 대위와 그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이 진평이 사는 군관사로 이사를 온다. 진평과 가흔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렬한 떨림을 느낀다. 뭔가 비밀을 품고 있는 가흔과 그녀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진평은 금기의 벽을 넘고 만다. 텐아시아 영화 기자 두 명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인간중독’의 사랑을 지켜봤다. 청소년 관람불가, 14일 개봉.

정시우 : 연출도 연기도 베드신도 2% 목마르다 ∥관람지수 6
황성운 : 탁월한 19금 멜로 분위기와 탁월한 배우 활용 그리고 베드신 ∥ 관람지수 7

노골적이지만 관능적이진 않고, 은밀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인간중독’은 우아하고 감정적으로도 농밀한 순도 높은 멜로 영화를 만나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확인시킨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는 차고 넘친다. ‘정사’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각본을 쓰고, ‘음란서생’ ‘방자전’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파격 멜로. 18년 만에 첫 노출연기를 감행하는 송승헌의 연기변신. 베일에 싸인 신인 여배우를 향한 대중의 관심. 게다가 이 작품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베드신의 수위를 비롯한 많은 소문들로 주목받았다.

일단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인간중독’의 정사 신은, 배우들의 노출 정도와 움직임에서 수위가 꽤 높은 편이다. 군용 지프차 안에서의 정사를 시작으로, 약 네 차례의 장면에서 금기의 벽이 허물어진다. 카메라는 에로티시즘을 한껏 자극하려는 듯, 송승헌의 탄탄한 몸과 신인 여배우 임지연의 가녀린 몸을 집요하게 훑는다. 1960~70년대 복고풍 인테리어와 도트무늬 원피스 등으로 한껏 멋을 낸 관사 내 여인들의 스타일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볼거리 가득한 이 작품 ‘인간중독’은 두 남녀의 욕망이 파국을 향해 무섭게 질주함에도 불구하고 감흥은 제대로 끓어오르지 못한다. 사건은 연이어 터지지만, 그들이 왜 서로에게 중독되고 탐닉하는지에 대한 동기나 결과는 제대로 설명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이 투박하고 감정 전달이 매끄럽지 않은 영화는 진평과 가흔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이유에서부터 물음표를 안긴다. 그러다보니 그 자체로는 인상적인 장면들, 그러니까 진평에게 귀걸이를 해 달라고 말하는 가흔의 도발적인 모습이나, 가흔에게 케이크를 떠 먹여주며 안절부절 못하는 진평의 모습이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음란서생’과 ‘방자전’에서 탁월한 풍자와 유머 실력을 선보였던 김대우 감독은 이번에도 영화 곳곳에 웃음을 심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구사되는 유머는 독립적으로 떼어놓고 보면 훌륭하지만, 전체 영화의 흐름 안에서는 그리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유머가 종종 영화의 분위기를 잡아채는 느낌도 든다. 초반 중요하게 소개된 인물이 웃음만을 위해 소비되는 경우도 있는데, 음악 감상실을 운영하는 임사장으로 분한 유해진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은, 군관사 안 부인들의 사교장인 나이팅게일이라는 회 모임이다. 나이팅게일 소속 여자들에게 내조란, ‘내 남편’의 출세를 위한 처절한 투쟁에 가깝다. 남편 상관의 부인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살랑살랑’ 아부하는 여자들의 투쟁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남편 부하 아내의 말실수에 싸늘하게 변하는 조여정의 표정 연기가 특히 좋다.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존재감은 상당하다. 조여정은 등장할 때마다 그 무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 속에서 송승헌은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연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진평의 분열된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 영화로 배우 본인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하니, 그것은 다행이다. 이것이 ‘송승헌의 대표작’으로 기억될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이번 작품은 송승헌의 향후 작품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신예 임지연은 입체적이라기보다 오리무중이다. 미세한 감정변화 처리가 아직은 불안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게 많은 배우다. 고혹적인 분위기가 특히 그렇다. 연기는 늘 수 있지만 분위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발견’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다. 10년 후의 임지연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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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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