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
인간중독


파격적인 포스터와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은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이 7일 CGV 왕십리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배우들의 파격 노출, 한국판 ‘색, 계’, 괴물 여배우의 등장 등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살살 긁었던 영화가 마침내 알맹이를 드러낸 것이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 영웅 김진평(송승헌)과 그의 부관(온주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의 뜨거운 사랑을 그린다.

에두르지 말자. 관객들이 ‘인간중독’에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배우들의 노출 수위와 그것이 얼마나 농밀하게 담겼는가에 있다. 에로티시즘에 뛰어든 배우가 송승헌이라는 점과, 이미 ‘방자전’에서 수위 높은 정사 신을 선보인 김대우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맞물려, 그러한 기대감에 상승효과를 낳았다.

일단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인간중독’의 정사 신은, 배우들의 노출 정도와 움직임에서 수위가 꽤 높은 편이다. 횟수도 적지 않다. 카섹스를 포함한 약 네 차례의 정사 장면에서 금기의 벽이 허물어진다. 근육으로 꽉 찬 송승헌의 탄탄한 몸과, 여린 팔다리의 신인 여배우 임지연의 몸을 집요하게 훑는 카메라는 눈의 에로티시즘은 한껏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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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은 배우에게 용감하기를 요구하는 영화이고, 송승헌은 그러한 요구에 많은 것을 던진 듯하다. “젊은 시절의 나였다면 아마 쉽게 출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가진 이미지와 울타리가 있었는데 그 울타리가 나를 가두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몸이 가벼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힌 송승헌의 말처럼 ‘인간중독’의 김진평을 보고 있자면, ‘이 배우가 작정하고 연기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불쑥 든다. 이 영화가 송승헌의 대표작으로 남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작품에 임하는 배우의 진심과 도전은 충분히 읽힌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노출수위가 바로 에로티즘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영화는 충분히 대담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만큼 섹시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섹스로 가기까지의 감정들이 다소 덜컥거리기 때문이다. 두 남녀가 서로에게 빠지는 계기, 탐하게 되는 계기, 보고 싶어 미치겠다가 죄의식에 괴로워하는 모습 등 감정과 행위의 동기들이 다소 약하다. 섹스가 이야기에 복무하기보다, 이야기가 섹스를 떠받치고 있는 느낌이 적지 않게 든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인간중독’이 ‘정사’와 같은 분위기의 영화이리라 생각했다면, 이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대우 감독의 전작들을 복기해 봐야 하는데, ‘댓글’/‘동영상’/‘폐인’ 등 현대적 기호를 등장시키는 유머를 구사한 ‘음란서생’과 고전 ‘춘향전’을 패러디한 ‘방자전’에서의 특기가 ‘인간중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영화 곳곳에서 유머가 불쑥 불쑥 튀어나와 객석에 웃음을 안긴다.(농도 짙은 멜로 ‘색, 계’와의 비교는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물론 ‘이야기 위에 자리한 섹스’와, ‘진중한 멜로 대신 웃음기 머금은 멜로’를 선택한 ‘인간중독’의 방식이 영화 흥행을 방해하리라는 생각은 안한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은밀한 심리를 원했던 일부 관객의 아쉬움까지 피해갈 순 없을 듯하다. 14일 개봉.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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