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 2
수상한 그녀 2
영화 ‘수상한 그녀’가 뜨겁다.

개봉 전까지만 해도 사실 내세울 게 많지 않았던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 제작 예인플러스)다. 설 연휴에는 코미디가 강세라고 하지만, 다소 무모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동시기에 개봉된 작품에 비해 눈길을 끌 요소도 많지 않았다. 이종석 박보영(‘피끓는 청춘’), 황정민 한혜진(‘남자가 사랑할 때’) 등에 비해 ‘핫’한 출연진도 부족했다.

하지만 ‘수상한 그녀’는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기어코 설 연휴 극장가를 접수했다. 2월 1일에는 약 65만 (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모으며 설 연휴 1일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3일까지 400만 관객을 만난 ‘수상한 그녀’의 앞길도 화창하다. ‘수상한 그녀’의 가파른 흥행 상승 곡선, 그만한 이유가 있다.

#흥행법칙1, 코미디 장르

먼저 ‘설 연휴=코미디’란 등식은 이번에도 여실히 통했다. ‘조선명탐정’, ‘댄싱퀸’, ‘7번방의 선물’ 등 최근 설 연휴에 흥행을 일궜던 작품들이다. 겉 포장지는 각양각색이지만, 그 근간에는 코미디가 자리 잡고 있다. ‘수상한 그녀’ 역시 핵심은 코미디다. 심은경과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코미디는 깔깔 웃음을 짓게 한다. 설 연휴와 궁합 면에선 딱이다.

사실 70대 오말순이 20대 오두리로 돌아간다는 ‘수상한 그녀’의 설정 자체는 신선하지 않다. 유사한 설정의 영화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건 풀어가는 방식이다. 탄탄한 코미디를 바탕으로 그 사이사이에 로맨스, 가족, 음악 등 여러 가지 색깔을 입혔다. 그것도 매우 훌륭하게. 이 안에서 웃음과 감동을 조화롭게 엮어 냈다. 가족들이 함께 관람하기에 제격이다.

#흥행법칙2, 남녀노소 겨냥

모든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도 ‘수상한 그녀’의 흥행 이유다. 20대 젊은 관객들의 웃음 코드에 충실하면서도 ‘나성에 가면’, ‘하얀 나비’ 등 옛 노래를 통해 중장년층의 추억을 붙든다. 또 고부 갈등과 노인 문제, 자식 교육 등 현실적인 부분도 적절하게 드러냈다. 심각하게 꼬집기보다 웃으면서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세대마다 각기 다른 감정과 재미를 가져갈 수 있는 지점들이 충실하다.

‘웃다 울리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어머니의 또 다른 말이 ‘희생’이듯, 극 중 오두리 역시 결국엔 ‘희생’을 택한다. 그럼에도 눈물을 흘리게 한다. ‘어머니의 삶을 살라’는 극 중 아들 성동일의 말 한마디는 가슴을 적신다. 이쯤되면 ‘수상한 그녀’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충분하다.

#흥행법칙3, 연기력

아니 부족하다. 심은경이 빠졌다. 이제 겨우 스무살인 심은경은 노련했다. ‘수상한 그녀’는 예상 가능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 건 심은경 덕분이다. 이야기의 큰 뼈대는 예상 가능했을지라도, 순간순간 심은경이 만들어내는 것들은 예측 불가능이다. 영락없는 20대를 보여주면서도 어느 순간엔 70대다. 말투와 억양, 사투리와 욕설 등 어느 것 하나 놓칠게 없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각 세대의 삶을 서로 이해할 수 있고, 쉽게 느끼고 다가갈 수 있게 했다”며 “젊은 층에겐 호기심을, 노년층에겐 향수를 부르는 음악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소재는 노년을 다뤘다고 해도 눈높이는 젊은 층에 맞춰져 있다는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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