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 흥행 키워드 중 하나는 ‘할아버지’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 흥행 키워드 중 하나는 ‘할아버지’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 흥행 키워드 중 하나는 ‘할아버지’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는 세 편의 신작영화로 인해 일대 변동이 일어났다. 변화의 선봉장에 선 작품은 휴고 상을 수상한 SF 작가 오슨 스콧 카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엔더스 게임’이다. ‘엔더스 게임’은 예상대로 1위로 데뷔하며 11월 첫째 주 극장가의 최고 승자가 됐다. 문제는 흥행 성적이다. 5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가 집계한 ‘엔더스 게임’의 주말 수익(1일부터 3일)은 2,701만 달러. 순제작비가 1억 1,000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1위를 하고도 크게 웃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로서는 오매불망 ‘헹거게임; 캣칭 파이어’만 바라보게 생겼다.

지난 주말 흥행 키워드 중 하나는 ‘할아버지’가 아닐까 싶다. 8세 소년과 미국 일주에 나서는 86세 노인의 여정을 그린 ‘잭애스 프레젠트: 배드 그랜파’와 노년들의 여정을 그린 ‘라스트 베가스’가 나란히 2-3위에 자리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주 1위의 주인공이었던 ‘잭애스 프레젠트: 배드 그랜파’는 같은 기간 2,001만 달러를 더하며 누적수익을 6,156만 달러로 늘렸다. 1,500만 달러 저예산 영화라는 점이 이 작품의 흥행을 더욱 더 반짝이게 한다.

2013.11.1-11.3 북미박스오피스 성적
2013.11.1-11.3 북미박스오피스 성적
2013.11.1-11.3 북미박스오피스 성적

마이클 더글러스, 모건 프리먼, 로버트 드니로, 케빈 클라인 등 중견 배우들이 뭉친 ‘라스트 베가스’는 ‘노년판 행오버’ 혹은 ‘미국판 꽃보다 할배’로 불릴만한 작품이다. 노년기에 접어든 4명의 친구가 벌이는 좌충우돌 라스베가스 여행기를 다룬 코미디물로 같은 기간 1,633만 달러를 챙겼다. 제작비 대비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영화의 순 제작비는 2,800만 달러다.

4위는 relativity라는 스튜디오가 배급한 신작 애니메이션 ‘프리 버드’다. 상상력이 기발하다. 칠면조들이 시간여행을 통해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가 탄생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이야기! 하지만 디즈니-픽사나 드림웍스를 따라가려면 멀었나보다. 호의적이지 못한 평가와 함께 첫 주 1,58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우디 하렐슨, 오웬 윌슨이 각각 주인공 제이크, 레지의 목소리 역을 맡았다. 5위는 2억 달러(누적 2억 1,889만 달러)를 돌파한 ‘그래비티’다. 대단하다. 올해 흥행 순위 8위로 ‘월드워 Z’를 넘어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쫓고 있다. 월드와이드 4억 2,639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봉 예정작, ‘토르: 다크 월드’
개봉 예정작, ‘토르: 다크 월드’
개봉 예정작, ‘토르: 다크 월드’

‘캡틴 필립스’가 6위에 자리한 가운데, 지난 주 12위에서 8위로 뛰어오른 ‘12 이어스 슬레이브’가 또 한 번 역주행을 보여줬다. 479만 달러를 챙기며 7위에 자리했다. ‘카운슬러’는 아무래도 올해의 ‘망작’으로 기억될 듯하다. 첫 주 대비 56.9% 감소한 337만 달러로 4위에서 9위로 큰 폭 하락했다. 누적수익 1,376만 달러. 마이클 패스벤더, 하비에르 바르뎀, 브래드 피트, 카메론 디아즈, 페넬로페 크루즈라는 초호화 멤버를 데리고 이런 성적을 내기도 힘들지 싶다. 미국에서 제작비 2,500만 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돌아오는 주말, 왕의 자리는 이미 예약이 돼있다. ‘토르: 다크 월드’가 1위로 데뷔할 게 분명하다. 1편 ‘토르: 천둥의 신’과 앞서 개봉한 ‘아이언맨 3’의 오프닝 성적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글, 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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