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포스터
관상 포스터
영화 ‘관상’의 흥행 독주는 예상됐다. 추석 연휴 동안 얼마나 많은 관객을 쓸어 담을지가 관심사였다. 기대만큼, 아니 기대 이상의 흥행을 자랑했다. 추석 ‘민심’을 제대로 독식했다. 특히 한가위 대중의 발걸음은 넉넉했다. 10위권 내에 오른 작품 중 대부분 전주보다 더 많은 관객 동원이다. 작은 영화도 풍성했다.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는 10위권에 머무르며 개봉 2주 만에 4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추석 연휴가 더해진 2013년 38주차(9월 20일~22일) 극장가는 한가위 명절 만큼이나 넉넉했다.

2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관상’은 1,239개(상영횟수 1만 7,718회) 상영관에서 222만 424명을 쓸어 담았다. 누적 관객은 벌써 687만 3,583명이다. 개봉한 지 아직 12일 밖에 되지 않았다. 전주보다 17.4%(32만 8,505명) 관객이 증가했고, 상영횟수는 무려 1,700회 가량 늘었다. 개봉 첫 주와 마찬가지로 관객수, 상영관수, 상영횟수 등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또 좌석 점유율은 20일(금) 73.5%를 찍었고, 21~22일에는 65.7%, 46.9%를 각각 기록했다. 1,000만에 대한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2013년 38주차(9월 20일~22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38주차(9월 20일~22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38주차(9월 20일~22일) 박스오피스 순위.

2103년 추석 ‘관상’ vs 2012년 추석 ‘광해’

‘광해’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개봉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첫 주 약 109만을 동원한 ‘광해’는 2주차 주말에 약 119만, 추석 연휴가 포함된 3주차 주말에 약 138만을 동원하며 3주 연속 매주 관객수를 늘려갔다. 또 ‘광해’는 추석 당일인 30일 약 62만, 10월 1일 74만여 명을 모았다. 참고로 지난해 추석은 9월 30일로 일요일이었다. 여하튼 3주차 주말을 보낸 ‘광해’의 누적 관객수는 약 523만 명. 이에 비해 ‘관상’은 단 2주 만에 687만을 모았다. 특히 ‘관상’은 추석 당일인 19일 80만 6,191명을 모았고, 20일에는 무려 89만 9,014명을 동원했다. 20일 기록은 역대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관상’의 1,000만 돌파는 손 쉬워 보인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지난해 ‘광해’는 9월 13일 개봉돼 개봉 3주차 주말에 가서야 추석을 만났고, 곧바로 10월 3일 개천절(수)과 4주차 주말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강력한 흥행 ‘뒷심’을 받으면서 4주차 주말까지 ’광해’는 822만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관상’은 2주차에, 그것도 아주 긴 추석 연휴를 만나 엄청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3주차엔 보통의 한 주다. 9~10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고려했을 때 영화 시장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성수기 시장에 개봉돼 개봉 2주 만에 약 644만을 동원한 ‘설국열차’도 결국 ‘뒷심’ 부족으로 900만대에서 멈춰섰다. ‘관상’의 3주차 성적이 1,000만으로 가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파이’(왼쪽), ‘컨저링’ 스틸 이미지.
‘스파이’(왼쪽), ‘컨저링’ 스틸 이미지.
‘스파이’(왼쪽), ‘컨저링’ 스틸 이미지.

‘스파이’의 선전과 ‘컨저링’의 파워

‘스파이’의 2위 지키기는 성공했다. ‘스파이’는 580개(6,896회) 상영관에서 67만 8,324명(누적 284만 3,180명)을 동원했다. 전주보다 상영횟수가 300회 가량 줄었음에도 관객수는 무려 79.5%(30만 497명) 증가했다. 누적 300만도 코 앞이다. 좌석 점유율 면에서는 ‘관상’ 보다 높다. ‘스파이’는 20일 75.5%, 21일 69.8%, 22일 52.7%를 각각 기록했다. 추석 당일인 19일에도 68.9%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누가 뭐래도 추석엔 역시 코미디다. 북미에서 신선한 흥행 충격을 안겼던 공포영화 ‘컨저링’은 553개(4,763회) 상영관에서 51만 2,394명(누적 80만 2,347명)으로 개봉 첫 주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놀라움은 좌석 점유율에 있다. 놀라지 마시라. ‘컨저링’은 20일 80.4%, 21일 무려 84.0%, 22일 72.0%를 각각 기록했다. 21일과 22일은 전체 좌석 점유율 1위다. ‘쏘우’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신선함을 다시 한 번 재현했다. ‘컨저링’의 제임스 완 감독은 ‘쏘우’ 1편으로 장편 데뷔했다.

‘몬스터 대학교’ vs ‘슈퍼배드2′,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 vs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

추석 극장가 애니메이션 대결은 ‘몬스터 대학교’의 우세승이 이어졌다. ‘몬스터 대학교’는 384개(2,817회) 상영관에서 29만 392명(누적 63만 7,683명), ‘슈퍼배드2′는 423개(2,796회) 상영관에서 26만 8,912명(누적 71만 6,138명)으로 4~5위에 자리했다. ‘슈퍼배드2′가 개봉 전 ‘변칙’ 상영회로 모은 관객수 때문에 누적 관객수에선 다소 앞선 상황이다. 할리우드 판타지 대결에선 ‘퍼시잭슨’이 역전했다.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는 345개(2,435회) 상영관에서 15만 6,412명(누적 45만 7,805명),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는 306개(2,368회) 상영관에서 13만 7,679명(누적 49만 6,734명)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전주에 비해 하락세다. 10위권내에 자리한 작품 중 유이하게 두 작품만이 전주에 비해 관객수가 하락했다. 또 상영횟수도 두 작품 모두 2,000회 가량 감소했다. 두 작품 중에선 ‘섀도우 헌터스’의 하락폭이 훨씬 크다.

‘우리 선희’ 스틸 이미지.
‘우리 선희’ 스틸 이미지.
‘우리 선희’ 스틸 이미지.

‘우리 선희’, 추석 극장가의 진정한 승자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는 41개(370회) 상영관에서 1만 3,830명(누적 3만 8,535명)을 동원해 10위에 올랐다. 2주 연속 10위다. 전주 보다 36,9%(3,728명) 관객이 증가했다. 최근 홍상수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누적 4만 돌파는 당연하고, 5만 이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대규모로 개봉되는 상업영화의 몇 백만 관객 돌파와 맞먹는 성과다. 다양성 박스오피스에서는 ‘관상’ 못지않게 ‘우리 선희’가 압도 중이다. 또 2주차 주말을 보냈지만 벌써 올해 2월 개봉된 홍상수 감독의 전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3만 5,027명), 2012년 개봉된 ‘다른 나라에서’(3만 918명) 등의 최종 성적을 넘어섰다. 추석 극장가의 진정한 승자임이 분명하다.

39주차 극장가,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히든 카드’(왼쪽), ‘짓’ 스틸
‘히든 카드’(왼쪽), ‘짓’ 스틸
‘히든 카드’(왼쪽), ‘짓’ 스틸

추석 연휴가 끝난 39주차 극장가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그 중 저스틴 팀버레이크, 밴 에플렉 주연의 ‘히든 카드’가 가장 눈에 띈다. 인터넷 도박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했다. 밴 에플렉의 악역 도전도 관심이다.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선을 잡고 있는 서태화, 김희정 주연의 ‘짓’, 전세계를 경악시킨 나타샤 캄푸쉬의 납치 감금 유괴 사건 실화를 그린 ’3096일’ 등이 대중을 만난다. 또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우디 앨런 감독의 ‘블루 재스민’도 ’시네필’의 관심을 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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