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스트>, 인류의 미래는 사랑이니라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 있다면? 영화 <호스트>는 이 흥미로운 설정해서 시작한다. 외계 생명체 소울은 생명체의 뇌에 들어가 기생하며 살아간다. 이런 방식으로 거의 모든 인간들이 소울에 정복당했다. 허나 ‘돌연변이’는 어디에나 있는 법. 강력한 의지와 정신을 지닌 몇몇 인간은 소울이 들어왔음에도 영혼과 감정을 빼앗기지 않는다. 그 인간이 바로 멜라니(시얼샤 로넌)다. 완다란 이름의 소울은 이미 사라졌어야 할 멜라니의 영혼과 마주하고 혼란을 겪는다. 완다와 멜라니, 한 몸에 공존하는 두 개의 영혼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며, 인류를 구원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사랑’이다.



관람지수 10.

두 개의 영혼이 각기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게 사각 로맨스 –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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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원작자인 스테파니 메이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호스트>는 한 몸에 공존하는 두 개의 영혼이란 설정을 바탕으로 이색 사각 로맨스를 만들어냈다. 뱀파이어와 인간 그리고 늑대인간 등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삼각 로맨스를 만들어내 열렬한 지지를 끌어낸 <트와일라잇> 못지않게 흥미로운 로맨스 구도다. 봄의 기운이 가득한 이 때, 누가 뭐래도 달달한 로맨스가 제격이다. 그것도 이색적인 사각 로맨스,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지 아니한가. 하지만 <호스트>가 전하는 사랑의 맛은 그리 달달하지도, 그리 뜨겁지도 않다. 영화에 흐르는 공기는 오히려 건조하다. 극 중 인물들의 사랑에 감정의 파고가 크게 일지 않는 이유다. <트와일라잇> 열풍을 다시만들기엔 아무래도 힘들어 보인다.

사각 로맨스는? 멜라니와 제라드(맥스 아이언스), 이안(제이크 아벨) 사이에서 펼쳐진다. 세 명인데 어떻게 사각 로맨스냐고?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 있다는 설정이 바로 그 정답이다. 멜라니는 자신의 육체를 지배하는 완다에게 맞서며 헤어졌던 가족과 연인에게로 완다를 이끈다. 멜라니는 연인 제라드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고자 하지만 자신의 몸을 가진 완다가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더욱이 완다는 제라드가 아닌 이안에게 마음을 준다. 표면적으론 멜라니의 양다리다. 완다의 외형 역시 멜라니니까. 물론 제라드 또는 이안과 만나는 멜라니가 진짜 멜라니인지 완다인지 헷갈릴 염려는 없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길. 또 신선한 설정과 이 같은 설정에서 오는 잔재미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사랑은? <호스트>가 담고 있는 중요한 메시지다. 적으로 만난 두 생명체가 교감을 쌓아가고, 사랑을 키워가면서 화합을 만들어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제법 묵직하다.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인류의 미래가 ‘사랑’에 달려있다는 점을 영화는 강조한다. 또‘사랑’의 의미를 분명하게 해 주는 요소로 액션이 가미된다.화려한 액션에 치중하기 보다 인간과 소울, 모두의 변화를 이끄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데 집중했다.다만 그 과정과 구성 면에서는 허술한 면이 눈에 자주 띈다.

감독은? <인타임> <가타카> <시몬> 등을 통해 다양한 SF 세계를 그린 앤드류 니콜 감독이다. 이 감독은 <트루먼 쇼> 각본을 맡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톤먼트> <러블리 본즈>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시얼샤 로넌이 멜라니와 완다, 1인 2역을 소화했다. 맥스 아이언스, 제이크 아벨 등 신예 배우들이 각각 제라드와 이안 역을 연기했다. 미국에선 국내보다 1주 앞선 3월 29일 개봉돼 첫 주말 1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6위에 랭크됐다. 누리픽쳐스가 수입했고, NEW가 배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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