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줌인] 〈더 퍼지〉, 저예산 영화가 1위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포스터" />영화 <더 퍼지> 포스터

국내 극장가와 다른 할리우드의 모습 하나. 저예산 영화가 대규모 개봉돼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2013년 23주차(6월 7일~9일) 북미 극장가는 제작비 300만 달러에 불과한 스릴러 <더 퍼지>가 장악했다.

11일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더 퍼지>는 2,536개 상영관에서 3,405만 8,360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개봉 단 3일 만에 제작비의 12배를 환수했다. 박스오피스모조에 공개된 이 영화의 제작비는 300만 달러(한화 약 34억 원). 할리우드 기준으론 초저예산이다. 저예산과 흥행, 이 영화만 놓고 보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듯하다. 또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제작비가 1억 달러 미만인 작품은 <더 퍼지>를 포함해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인턴십> 등 3편. 하지만 <나우 유 씨 미>와 <인턴십> 역시 각각 7,500만 달러, 5,800만 달러다. 이 역시 <더 퍼지>하고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또 <더 퍼지>의 상영관당 수익은 1만 3,430달러. 10위 이내 작품 중에선 가장 좋은 성적. 또 8위까지 작품 중 <더 퍼지>가 가장 적은 상영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투자 대비 수익만 놓고 보면, <더 퍼지>가 ‘짱’이다.

23주차 북미 박스오피스(6월7~9일)
23주차 북미 박스오피스(6월7~9일)
23주차 북미 박스오피스(6월7~9일)

<더 퍼지>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통제할 수 없이 증가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1년에 딱 하루, 12시간 동안 범죄를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황당하고 독특한 설정이다. 마이클 베이가 제작, 유니버셜이 배급했다. 에단 호크와 레나 헤디 등이 주연을 맡았고, 제임스 드나모코 감독이 연출했다. 에단 호크는 배우로 참여한 작품 중 최고 오프닝이다. 국내 개봉은 아직까지 미정이다.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3,771개 상영관에서 1,962만 6,885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누적 2억 281만 2,580달러로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시리즈 최고 기록인 5편(2억 983만 7,675달러)에 한발 다가섰다. 국내에선 이미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상영관수도 오히려 85개 늘어났다. 다만 43.8%의 수익 감소율을 보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강한 ‘뒷심’을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분노의 질주>와 마찬가지로 상영관수를 95개 늘린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은 3,020개 상영관에서 1,904만 890달러(누적 6,091만 4,914달러)의 수익을 올려 3위를 기록했다. 약 60만 달러를 극복하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영관당 수익은 6,305달러로 5,205달러를 기록한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보다 높다. 또 33.6% 수익 감소율을 기록,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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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인턴십> 스틸" />영화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왼쪽)<인턴십> 스틸

빈스 본과 오웬 윌슨이 주연한 코믹물 <인턴십>이 3,366개 상영관에서 1,732만 5,307달러로 개봉 첫 주 3위에 올랐다. <리얼 스틸>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으로 잘 알려진 숀 레비 감독 작품이다. 두 주인공이 구글에 인턴으로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상영관당 5,147달러. 평범한 흥행이다. 폭스 애니메이션 <에픽:숲 속의 전설>은 3,594개 상영관에서 1,187만 6,003달러(누적 8,393만 559달러)를 벌어들여 지난주와 동일한 5위를 유지했다. 상영관수가 300개 줄었으나 수익은 27,2% 감소에 그쳤다. 현 추세라면 누적 1억 달러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북미에서도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흥행은 더딘 편이다.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3,152개 상영관에서 1,142만 5,755달러(누적 1억 9,986만 6,194달러)의 수익을 올려 6위로 내려왔다. 누적 2억 달러 돌파가 코 앞이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긴 힘든 상황. 국내에선 전편의 기록을 넘었으나 북미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 2억 5,773만 19달러를 기록한 전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약 5,700만 달러의 수익이 더 필요하다. 433개 상영관이 줄었음에도 수익은 30.3% 감소에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락세에 접어든 것만큼은 확실하다. 전편의 기록을 넘어서는 게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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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애프터 어스> 스틸"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왼쪽)<애프터 어스> 스틸

개봉 2주차 주말을 보낸 <애프터 어스>의 흥행 성적은 참담하다. 3,401개 상영관에서 1,071만 2,240달러(4,610만 3,809달러)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개봉 첫 주 3위로 데뷔해 ‘충격’을 먹었던 <애프터 어스>, 2주차엔 7위로 급하락했다. 상영관수는 전주와 동일하지만 수익은 무려 59.3% 감소했다. 개봉 3주차엔 10위권 밖으로 나갈 위기다. 참고로 이 영화 제작비, 1억 3,000만 달러. 해외 시장에서라도 괜찮아야 하는데, 북미를 제외한 해외 성적(4,860만 달러)도 신통치 않은 편이다. 8위를 차지한 <행오버3>도 비슷한 처지. 3,242개 상영관에서 734만 3,414달러(누적 1억 233만 7,370달러)를 벌어 들인 <행오버3>는 누적 1억 달러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전편의 흥행 성적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하다. 개봉 첫 주 성적부터 ‘불안함’을 안겼던 <행오버3>는 1억 달러 돌파에 만족해야 할 듯 싶다. 더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323개 상영관수가 줄어들었고, 수익은 55.0% 감소했다. 10위권을 유지할지 의문이다.

<아이언맨3>의 누적 4억 달러 돌파는 가능할까. 이 영화 역시 국내에선 <어벤져스>를 넘어서는 흥행 기록을 올렸지만 북미에선 아직이다. 정확히 말해, <아이언맨3>에게 <어벤져스>의 기록은 ‘넘사벽’이다. 물론 <아이언맨>으로 국한하면 시리즈 중 최고다. 여하튼 <아이언맨3>의 현실적인 목표는 누적 4억 달러. 2,351개 상영관에서 575만 3,661달러를 보태 누적 3억 9,428만 3,326달러를 기록 중이다. 4억 달러까지 약 570만 달러 남았다. 전주보다 475개 상영관이 감소했으나 수익은 31.5% 줄어들었다. 개봉 6주차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이다. 4억 달러, 가능해 보인다. 또 전 세계에서 11억 9661만 6000달러의 수익이다. 12억 달러 역시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스줌인] 〈더 퍼지〉, 저예산 영화가 1위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왼쪽)<피에타> 스틸." />영화 <아이언맨 3>(왼쪽)<피에타> 스틸.

지난해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의 북미 흥행 성적은 생각보다 부진하다. 개봉 4주차 주말을 보낸 <피에타>는 2개 상영관에서 929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누적 수익은 2만 199달러다. 전주보다 수익이 무려 71.7% 감소했다. 상영관수가 2개 줄어들었다곤 하지만 감소폭이 너무 크다. 황금사자상 수상도 북미 관객들에겐 그다지 먹혀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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