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더 웹툰:예고살인〉, 공포와 웹툰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
포스터."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 포스터.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가 발견된 의문의 살인 현장. 정황상 자살이 분명하지만 뭔가 미심쩍다. 형사 기철(엄기준)은 피해자가 죽기 전 강지윤(이시영) 작가의 웹툰, 그것도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웹툰을 보고 있었고, 놀랍게도 웹툰 속 내용과 동일하게 피해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 후 지윤의 웹툰,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웹툰 속 내용과 똑같이 살해된 두 번째 피해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들에는 충격적인 비밀들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이다. 15세 관람가, 27일 개봉.

10. 공포와 웹툰의 결합,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근래 공포 중 최고. ∥ 관람지수 – 8 / 공포지수 - 8 / 웹툰지수 - 7

[프리뷰]〈더 웹툰:예고살인〉, 공포와 웹툰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
스틸"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 스틸

웹툰이다. 웹툰은 영화의 좋은 소재 공급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미국의 마블코믹스나 DC코믹스처럼. <은밀하게 위대하게>, <전설의 주먹>, <이끼>, <26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문득 떠오르는 웹툰 원작 영화만도 가득하다. 지금도 웹툰의 영화화는 진행형이다. 그리고 당분간 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은 제목부터 웹툰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웹툰을 활용하는 방식에선 차이를 보인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영화화한 게 아니라 웹툰 자체를 영화의 중심 소재로 끌어 들였다. 그 선택, 굉장히 탁월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웹툰은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연결시켜준다. 한 인물의 개인사가 웹툰 속에 담겨 있다. 꽤나 신선한 아이디어다. 또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는 웹툰 자체도, 웹툰을 보여주는 화면 구성도 흥미롭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도 빠른 전개 속도가 일품이다. 이는 웹툰의 절대적인 공이다.

웹툰은 영화의 공포감을 높이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더 웹툰:예고살인>이 지니고 있는 공포의 근원은 ‘한’이다. 각각의 이야기만 떼어놓고 보면 ‘한 맺힌 원혼의 복수’쯤 된다. 그간 한국 공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주 등장했던 이야기 소재다. 각각의 사연도 별반 색다르지 않다. 어디선가 봤을 법한, 흔하디 흔한 사연들이다. 또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도 전형적이다. 예컨대 어두 컴컴한 밤,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갑자기 뭔가가 튀어 나오는 식이다. 그런데 무섭다. 전형적인 것들이 한데 뭉쳐 만들어내는 공포가 심장을 쪼그라들게 한다. 그 중심엔 역시 웹툰이 있다. 뻔한 이야기, 뻔한 장치들이 웹툰을 통해 보여지면서 ‘색다름’을 얻었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개 구성력,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프리뷰]〈더 웹툰:예고살인〉, 공포와 웹툰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
스틸"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 스틸

이야기의 몰입도도 뛰어나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유와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꽤나 촘촘하다. 잘 짜여진 여느 스릴러 못지않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중심 인물 모두, 거미줄처럼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모든 인물들이 강지윤 작가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고리들을 허술하지 않게 잘 엮었다. 이 때문에 이야기(또는 시선)가 흩어지지 않고, 분산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사연)들이 독립적이면서도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꼬리에 꼬리는 무는 이야기의 흐름, 푹 빠져들게 한다.

배우들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 몫했다. 이시영은 처음으로 공포영화에 나섰음에도 ‘공포의 감정’을 안정적으로 전달했다. 나름의 반전을 지닌, 영화 속 인물의 변화도 깔끔하게 표현했다. 엄기준은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뺀질뺀질함을 드러냈다. 이 외에 기철의 수사 파트너 영수 역의 현우, 비밀의 열쇠를 쥔 소녀 서현 역의 문가영 등 조연진들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 <분홍신> 등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 이번엔 단단히 준비한 것 같다. 단, 결말의 뻔함은 아쉬운 부분. ‘반전의 압박’에 시달렸는지 영화가 준비한 나름의 반전, 너무 예상 가능했고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그 선택, 너무 안일했다.

글,편집.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제공. 필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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