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포스터.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포스터.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포스터.

단 3초 만에 은행이 털렸다. 어디까지나 마술이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무명이었던 길거리 마술사 ‘포 호스맨’은 단 3초 만에 파리 은행의 비자금을 통째로 털어 관객들에게 뿌리는 매직쇼를 성공시켜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이것은 ‘시선 끌기’ 용, 이들이 준비한 완전범죄 매직쇼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와 함께 네 명의 마술사 포 호스맨과 그들의 트릭을 밝혀내려는 FBI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12세 관람가, 22일 개봉.

10. 마술은 언제 봐도 참 흥미롭다. 그리고 범죄와의 만남도 꽤나 유쾌했다. ∥ 관람지수 7 / 마술지수 7 / 사기지수 7

영화 ‘나우 유 씨 미’ 스틸 이미지.
영화 ‘나우 유 씨 미’ 스틸 이미지.
영화 ‘나우 유 씨 미’ 스틸 이미지.

영화의 제목이자 원제인 ‘Now You See Me’(나우 유 씨 미)는 마술사들이 마술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다. 그렇다. 이 영화 ‘마술’을 소재로 했다. 한글로 ‘나우 유 씨 미’를 접했을 때 조금은 당황스러워 할 국내 관객들을 위해 ‘마술사기단’이란 친절한 부제를 더했다. 여하튼 마술은 예나 지금이나 대중의 흥미를 끌고 다닌다. 누군가는 예술이라 극찬을 하고, 또 누군가는 사기라고 무시한다. 마술사들의 흔한 트릭을 알면서도 대중은 매번 당한다. 데이비드 카퍼필드, 이은결 등 인기 마술사들의 공연에 흠뻑 빠지는 사람이 분명 한 둘은 아닐 게다. 마술만으로도 흥미로운데 여기에 완전범죄까지, 그 연결고리만으로도 시선과 흥미를 끈다.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미덕을 갖추고 있다.

마술사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 최면술사 메리트(우디 해럴슨), 홍일점 헨리(아일라 피셔), 손놀림의 대가 잭(데이브 프랑코) 등 보잘 것 없는 길거리 마술사 네 명은 어느 날 누군가의 호출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1년 후 이들은 대중들의 환호를 받는 인기 마술사로 올라섰다. 미국 라스베가스 무대에서, 단 3초 만에 프랑스 파리 은행의 돈 2,000억을 빼내 관객들에게 뿌리는 데 환호하지 않을 대중이 있을까. 이렇게 이들은 ‘포 호스맨’이란 이름으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바로 눈앞은 아니지만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마술쇼의 짜릿함도 생생하다. 배우들의 조합도 ‘Good’이다. 제시 아이젠버그를 중심으로 우디 해럴슨, 아일라 피셔, 데이브 프랑코 등 배우들은 극 중 캐릭터와 잘 어우러지며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크 러팔로의 예상치 못한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나우 유 씨 미’의 매력은 이후부터다. ‘마술’이지만 남의 돈을 빼내는 건 엄연한 범죄. 그런데 마술쇼이기에 증거가 없는 상황. 포 호스맨은 마지막 마술쇼를 준비하고, FBI 요원 딜런(마크 러팔로)와 인터폴 형사 알마(멜라니 로랑)는 수사망을 점점 좁혀간다. 그리고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를 연상케 하는 태디어스(모건 프리먼)의 존재가 더해진다. 이처럼 마술과 범죄가 결합되면서 쫀득한 긴장과 재미를 전한다. 여러 마술을 보여주고, 그 트릭과 해법을 알려주는 건 마술을 소재로 한 이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흥밋거리다. 또 단순히 무대 위에서의 마술을 넘어 영화 전체가 하나의 마술쇼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히 네 명의 마술사들, 포 호스맨이 펼치는 ‘범죄 같은 마술쇼’는 있는 자의 ‘부정’한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마술이다. ‘의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는,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길 꿈 꾼 사람이 어디 한 둘일까. 여기에서 오는 쾌감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영화는 포 호스맨과 FBI 그리고 태디어스, 팽팽한 대결구도를 가지고 간다. 그리고 결말에 작은 반전을 준비해 놨다. 그 반전이 새롭거나 놀라운 건 아니지만 여러 갈래로 흩어진 이야기를 한 곳으로 묶는 역할을 해 준다. 진부한 방식이더라도 이를 통해 얻어진 깔끔한 마무리는 칭찬해 줄 만하다. 반면 마술이 흥미로운 건 분명하나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마술쇼는 약간 힘이 빠진다. 어느 순간에는 살짝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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