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숨바꼭질’, ‘감기’ 포스터.
영화 ‘숨바꼭질’, ‘감기’ 포스터.


영화 ‘숨바꼭질’, ‘감기’ 포스터.

예상은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였지만 결과는’숨바꼭질’과 ‘감기’였다. 무서운 기세로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던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숨바꼭질’과 ‘감기’의 벽에 막혔다. 치열한 다툼이 펼쳐질거란 예상과 달리 ‘숨바꼭질’과 ‘감기’의 쌍끌이 파워가 심상치 않았다. ’숨바꼭질’의 기세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믿고 보는’ 손현주가 주연을 맡았지만 그가 영화에서 이처럼 ‘흥행 파워’를 나타낼 것이라곤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또 충무로 ‘공룡’ 기업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에서 손을 놓으면서 우려의 시선이 가득했던 ‘감기’도 장혁과 수애를 내세워 흥행을 일궈냈다. 8월의 시작을 힘차게 연 ‘설국열차’는 800만을 넘었고, 쌍끌이 흥행을 유지해 온 ‘더 테러 라이브’는 500만을 채웠다. 15일 광복절 연휴 특수로 시작된 2013년 33주차(8월 16일~18일) 극장가는 4편의 한국 영화가 가득 메웠다.

2013년 33주차(8월 16일~18일) 박스오피스 차트.
2013년 33주차(8월 16일~18일) 박스오피스 차트.
2013년 33주차(8월 16일~18일) 박스오피스 차트.

1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숨바꼭질’은 779개(상영횟수 1만 1,722회) 상영관에서 135만 3,185명(누적 212만 6,184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다. 개봉 첫날인 14일 29만 3,929명, 광복절 연휴인 15일 46만 1,080명이 더해지면서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가볍게 넘어섰다. 역대 광복절 관객 수, 역대 스릴러 개봉 첫 날 관객 수 등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내심 역대 스릴러 최고 흥행까지 노려볼 기세다. 좌석점유율도 안정적이다. 15일 68.2%를 기록했고, 17일에는 71.0%로 전체 2위에 올랐다. 좌석수 43석에서 43명의 관객수로 100%를 기록한 ‘극장판 도라에몽’이 없었다면 전체 1위에 오를 뻔했다. 대규모 상업영화 중에선 당연히 1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140만에 불과(?)한 손익분기점을 개봉 4일 만에 돌파했다. 앞으로 관객이 들면 들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그 아무리 믿고 보는 손현주 주연이라고 하지만 이 같은 폭발적인 성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손현주의 단독 주연작, 이번이 처음이다. 한가지 더, ‘숨바꼭질’은 대규모 유료 상영회 또는 개봉 전날 상영 등 ‘변칙’ 개봉이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7월까지 배급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NEW, ‘숨바꼭질’까지 흥행을 만들었다. 2013년 NEW의 흥행 페이스, ‘실패’를 잊어버린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장혁, 수애 주연의 ‘감기’는 806개(상영횟수 1만 1,011회) 상영관에서 97만 229명(누적 185만 4,655명)으로 개봉 첫 주 2위에 자리했다. 개봉 전 대규모 ‘변칙’ 유료 시사회 등을 통해 흥행 분위기를 달군 탓에 ‘감기’는 14일 개봉 첫 날 30만 5,645명을 동원해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사 측은 주말까지 이 기세가 이어지길 기대했을 테지만 대중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5일 약 1만 5,000명 차이로 ‘숨바꼭질’에 1위를 내줬고, 점차 그 간격은 크게 벌어졌다. 물론 ‘숨바꼭질’과 맞대결에서 아쉬울 뿐이지 개봉 첫 주 누적 200만에 육박하는 흥행 성적은 웃고도 남을 일이다. 단, 좌석 점유율이 높지 않다는 점(17일 55.0%, 18일 49.6%)은 다소 불안한 요소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613개(8,375회) 상영관에서 69만 5,983명을 더해 누적 800만(818만 2,091명) 고지를 찍었다. 한국영화 역대 9번째 1,000만까지 약 200만 명 남았다. 모든 면에서 하락세는 분명하다. 좌석점유율도 낮아졌고, 1만 6,180회였던 상영횟수도 50% 가량 줄어 들었다. 관객수도 56.5%(90만 3,782명) 감소했다. 하지만 이제 겨우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는 495개(7,428회) 상영관에서 47만 9,755명(누적 502만 8.928명)을 모았다. 1만 3,158회였던 상영횟수도 50% 가량 줄었고, 관객수도 55.2%(59만 1,737명) 감소했다. ‘설국열차’와 쌍끌이 흥행을 이끌었던 만큼 하락세도 비슷한 페이스다. 여하튼 ‘더 테러 라이브’가 개봉 19일 만에 500만을 돌파하면서 올해 500만 관객을 넘어선 한국 영화는 6편이 됐다. 매년 500만 이상 흥행에 성공하는 한국 작품은 3~5편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그리고 아직 8월에 불과하다. 또 CJ엔터테인먼트(‘베를린’, ‘설국열차’), 쇼박스(‘은밀하게 위대하게’), NEW(’7번방의 선물’, ‘감시자들’) 등 경쟁 배급사들의 기쁨을 지켜보기만 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첫 한국영화 500만 돌파작을 만들어 냈다.

5위부터는 애니메이션 세상…방학시즌의 위력

애니메이션 ‘에픽’, ‘명탐정 코난’, ‘개구쟁이 스머프2′, ‘터보’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애니메이션 ‘에픽’, ‘명탐정 코난’, ‘개구쟁이 스머프2′, ‘터보’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애니메이션 ‘에픽’, ‘명탐정 코난’, ‘개구쟁이 스머프2′, ‘터보’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방학시즌임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지표, 바로 애니메이션의 흥행이다. 33주차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1~4위까지 한국영화가 휩쓴 반면, 5~10위까지는 애니메이션이 장악했다. 드림웍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작품에서부터 마니아층을 노린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개봉 2주차를 보낸 ‘에픽:숲속의 전설’이 344개(2,531회) 상영관에서 17만 5,514명(누적 80만 4,273명)으로 애니메이션 중 가장 좋은 5위를 기록한 가운데 ‘터보’가 226개(1,157회) 상영관에서 7만 9,621명(누적 186만 5,344명), ‘개구쟁이 스머프2′가 202개(980회) 상영관에서 6만 2,699명(누적 87만 726명), ‘명탐정 코난:수평선상의 음모’가 207개(1,069회) 상영관에서 6만 658명(누적 35만 9,695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상영횟수나 관객수가 하락하는 추세다. 방학시즌이 끝나가기 전, ‘에픽’과 ‘스머프2′는 100만을 향해 진격하며, ’터보’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200만 관객을 노린다. 또 신규 개봉작인 ’슈퍼윙스3D’와 ‘언어의 정원’이 각각 127개(564회) 상영관에서 1만 5,392명(누적 3만 2,473명), 61개(485회) 상영관에서 1만 3,834명(누적 2만 6,559명)으로 9~10위에 자리했다.

10위권 밖 작은 영화들의 선전

11위에 오른 영화 ‘마지막 4중주’는 30개(204회) 상영관에서 9,164명을 동원, 누적 7만(7만 854명)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4주 만에 이뤄낸 쾌거다. 개봉 첫 주 10위로 데뷔해 ‘작지만 큰’ 흥행을 예고했던 ‘마지막 4중주’는 이후 3주 연속 11위를 지켜냈다. 전주에 비해 19.0%(2,134명) 관객 감소율에 그칠 정도로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상영횟수도 잘 유지하고 있는 만큼 누적 10만 돌파까지 노려볼 만하다. ‘세상의 끝까지 21일’와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각각 25개(131회) 상영관 4,172명(누적 6,726명), 21개(51회) 상영관 4,150명(누적 7,226명)을 모아 13~14위로 데뷔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패션, 위험한 열정’은 29개(171회) 상영관에서 2,729명(누적 4,940명)을 동원, 16위로 개봉 첫 주를 보냈다.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의 멋진 매직쇼

영화 ‘나우 유 씨미’, ‘투 마더스’ 스틸 이미지.
영화 ‘나우 유 씨미’, ‘투 마더스’ 스틸 이미지.
영화 ‘나우 유 씨미’, ‘투 마더스’ 스틸 이미지.

34주차에도 한국영화의 강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를 ‘나우 유 씨미:마술 사기단’이 끼어들 전망이다.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아일라 피셔 등이 출연한 영화로 북미에서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미 오락성을 인정 받았다. 마술과 범죄, 흥미로운 연결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오미 왓츠, 로빈 라이트 주연의 ‘투 마더스’를 비롯해 송혜교가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R.I.P.D’ 등이 관객을 만난다. 로랑 캉테 감독이 연출한 ‘폭스 파이어’, 이돈구 감독의 저예산 영화 ‘가시꽃’도 씨네필들의 관심을 끄는 작품들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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