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흥행 기대치? 애들 교육비 정도만 벌었으면"
"'종이의 집' 호불호, 대본 받을 때부터 예상했다"
"전종서, 당분간 영화에만 집중해줬으면"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제가 예전부터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와서 등 근육이 울퉁불퉁해요. 상의를 벗어서 육감적인 몸을 보이면 교수 캐릭터와 안 어울릴 것 같았죠. 감독님도 섹시미는 덴버(김지훈 분)가 가지고 가야 한다고 해서 옷을 입고 베드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습니다."

27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 배우 유지태가 김윤진과의 베드신에서 옷을 벗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극 중 유지태는 남북 공동경제구역 조폐국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계획한 교수 역을 맡았다.

'종이의 집'은 공개 하루 만에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서 1위, 글로벌 순위에서는 3위에 올랐다. 이에 유지태는 "나한테는 정말 감사한 상황이다. 앞으로 공개될 파트2 역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싱숭생숭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징어게임' 이후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순위에도 관심이 높은 상황.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어느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는지 묻자 유지태는 "부담은 내가 가져봐야 불안밖에 없다. 제작하는 분들과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이 생각을 많이 해주셨을 것 같다"며 "흥행은 우리 애들 교육비 정도만 벌면 행복할 것 같다"고 웃었다.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가장 우려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원작의 시즌 1, 2를 에피소드 12개로 압축하다 보면 인물들의 입체감을 보여주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표면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 수 있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대사나 디테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호불호가 갈릴 건 대본 받을 때부터 알았어요.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습니다."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종이의 집'은 유지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지음과 공동 제작한 작품. BH 엔터가 '종이의 집'을 기획한 데에는 유지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에서 나한테 교수 역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 해줬다. 나 역시 원작으로 보고 각양각색 캐릭터들의 매력과 열정 어린 연기에 반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원작 캐릭터와 어떠한 차별점을 주려고 했냐고 묻자 유지태는 "내가 원작 교수보다 키도 크고 비율이 좋아서 수트라던지 사람들에게 호감을 이끌 수 있는 멋스러움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머리 스타일도 올리기보다는 내려서 순진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멜로를 조금 부각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밝혔다.

극 중 선우진(김윤진 분) 경감과 멜로 호흡을 선보인 유지태는 '역시 유지태는 멜로다'라는 호평을 얻기도. 이에 유지태는 "감사하다"며 "내가 목표했던 바는 대사나 상황에 그려지지 않는 부분들을 배우들의 앙상블, 감정으로 채우길 원했다. 사실 더 적극적으로 리액션도 하고 화면을 채우는 감정들, 대사에는 없지만, 눈으로 느껴지게끔 만들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순간순간 느껴지는 눈과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 압도되는 교수의 생각을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했다. 편집이 되긴 했지만, 내가 선우진 경감에게 많이 다가갔다"고 덧붙였다.

5회 초반에는 김윤진과 베드신도 선보이기도. 유지태는 "베드신을 드라마에서도 소화하곤 했었다. '굿와이프' 베드신도 유튜브 조회수로 2000만 정도 하더라. 깜짝 놀랐다"며 김윤진과의 베드신이 유튜브로 공개된다면 "500만 뷰 정도"라고 예상했다.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유지태./사진제공=넷플릭스
유지태는 교수를 연기하며 긴 문어체 대사를 소화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문어체 대사를 설명적으로 풀어내는 대사가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설명처럼 쭉 나열하면 지루해서 볼 수가 없다. 중간에 몽타주나 사람들 얼굴이나 다른 점프 커트가 보충될 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전달력에 포커스를 뒀고, 딕션 연습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유지태는 출연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로 전종서를 꼽았다. 그는 "전종서만이 가진 신비한 마스크가 좋았다. 연기하는 방식도 인물들이나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밖으로 에너지가 표출되는 방식이라 잠재력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종서에게 당분간 영화에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유지태. 그는 "영화는 미장센과 연기와 연기가 부딪히는 감정의 폭발을 경험할 수 있다. 이걸 충분히 느낀 후에 드라마로 옮겨가면 조금 더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미 훌륭한 연기를 하고 있지만, 드라마는 빠른 템포라 그녀가 가진 응집된 디테일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으니 영화로 많은 장르를 소화하고 매력을 표출한 다음에 왔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파트 2에 대한 기대 포인트를 묻자 유지태는 "파트 1에서는 교수가 판을 왜 짰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파트 2에서는 인물들의 전사와 함께 그런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의 집'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얻고 싶을까. 유지태는 "해외 분들은 아직 나를 '올드보이' 유지태로만 알고 있는데, '종이의 집'을 통해 깔끔하고 이지적이고 매력 있는 배우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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